코스피 급락에도 신용융자 급증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이달 들어 코스피가 4,200선에서 3,900선으로 급락하는 등 거친 조정장을 겪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빚을 내서 주식을 사들이는 등 강한 반등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 인버스를 모으던 온라인카지노 처벌들이 국내 증시 낙폭 과대를 틈타 레버리지 상품을 매수하고 신용융자 잔고를 늘리는 등 공격적인 저점 매수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일 연합인포맥스 ETP 투자자별 매매상위 종목(화면번호 7130)에 따르면 이달 개인 투자자가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ODEX 200'으로, 순매수 규모는 5천177억원에 달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순매수 3위에 오른 'KODEX 레버리지'다. 온라인카지노 처벌은 이달 들어 해당 상품을 3천63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지수 하루 등락률의 2배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지수가 상승할 때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자들이 주로 찾는다.
반면 지수 하락 시 수익이 나는 '곱버스(지수 하락 2배 베팅)' 상품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이달 들어 온라인카지노 처벌 순매도 1위(1천249억원)를 기록했다. 하락 베팅을 청산하고 상승 쪽으로 포지션을 급선회한 것이다.
현물 시장 전체로 시야를 넓혀봐도 개인들의 매수세는 거세다.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0조원에 육박하는 주식을 순매수하며 외국인의 매물을 소화했다.
온라인카지노 처벌들의 저점 매수는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 잔고 추이에서도 드러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7일 기준 26조6천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10월 31일) 25조5천268억원과 비교해 보름여 만에 1조원 이상 급증한 수치다.
통상 주가가 하락하면 담보 부족에 따른 반대매매 우려로 신용잔고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지수 급락에도 불구하고 신용잔고가 오히려 늘어난 것은 현재 주가 수준을 바닥으로 인식하고 레버리지를 일으켜서라도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고객예탁금) 또한 급증세다. 지난 14일 82조7천억원 수준이던 고객예탁금은 17일 기준 85조9천448억원으로 사흘 만에 3조원 넘게 불어났다.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대기 자금이 증시 주변으로 빠르게 몰려들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매매 동향은 지난 10월과 비교했을 때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코스피가 3,500선에서 4,100선으로 가파르게 올랐던 지난 10월, 개인 투자자들은 지수 하락을 예상하고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4,817억원어치 순매수(전체 3위)했다. 당시 지수가 단기 과열됐다고 판단해 하락 쪽에 베팅한 것이다. 반면 코스닥 레버리지 상품은 2천억원 넘게 팔아치웠다.
이러한 온라인카지노 처벌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저점 매수'는 간밤 전해진 미국발 훈풍과 맞물려 성공적인 베팅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글로벌 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시장 예상치를 모두 웃도는 실적과 전망치를 제시했다. 젠슨 황 CEO는 "블랙웰 수요는 차트에 표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고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도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엔비디아 실적이 그간 짓눌려왔던 국내 증시 투자 심리를 되살릴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매출, EPS, 가이던스 등 모든 측면에서 나무랄 데 없는 실적을 내놨다"며 "세간의 우려와 기대를 모두 뛰어넘는 실적으로 AI 버블 논란을 잠재우고 디스토피아적 분위기를 환기시켰다"고 평가했다.
한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만 이달 들어 10조1천억원을 순매도하며 수급 환경이 악화됐지만, 단기 과매도 인식과 엔비디아 호재가 맞물려 외국인의 수급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며 "국내 증시는 반도체를 포함한 대형주들의 투자심리 호전에 힘입어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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