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최근 나타난 대만달러의 급등은 달러화 의존도를 줄이려는(de-dollarisation) 아시아 국가들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외환시장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8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에 따르면, 프란체스코 페솔레 ING 외환 전략가는 지난 6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달러자산 비중이 매우 높은 대만 같은 나라들은 최근 몇 주간 통화가치 하락으로 인해 환차손을 입었다"며 "대만 등 로컬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 비중을 줄이고, 헤징(환위험 회피)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움직임은 달러화 가치 하락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며 "약세 전망(bearish narrative)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지 사라벨로스 도이체방크 환율리서치 헤드는 "대만의 투자자들이 미국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매도한 현상을 '대만 효과(Taiwan Effect)'라고 부른다. 이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 확산될 수 있는 경고탄이다"라고 말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스테판 앙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만달러 강세가 수출 비중이 높은 대만의 IT기업 이익률을 압박할 수 있다"며 "대부분의 매출을 달러로 벌어들이는 대만의 반도체ㆍ전자 제품 제조업체들은 수익금을 달러로 환산하는데 불안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달러화, 통화가치 하락 (PG)

일각에선 달러화의 위상 변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홍콩의 금융서비스 회사인 가베칼의 루이 뱅상 최고경영자(CEO)는 "현재의 미국 행정부는 외국에 매우 약탈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미국의 37조 달러 부채를 관세로 메우겠다는 발상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통적으로 무역흑자를 가진 국가는 미국 자산에 투자해왔지만 이제 위기 시 미국을 신뢰할 수 있을지 불확실해졌다"며 "달러 중심의 국제 질서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앙릭 이코노미스트는 "대만달러의 급등은 동아시아 금융 시스템을 면밀히 주시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이 지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순 흑자국이 위치한 곳이기 때문에, 환율 변동과 헤징 전략의 변화가 글로벌 금융 시장 전반에 훨씬 더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만달러와 엔화, 원화는 여전히 심각하게 저평가된 상태"라며 "투자자들이 달러 리스크를 재평가하면 그 파급 효과는 동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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