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건전화 수사일 뿐인가…초반에는 낙관했지만 자신감 잃고 있다"
'이자지출이 국방비 넘어서면 쇠락'…퍼거슨의 법칙도 거론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재정지출을 상당히 줄이지 못하면 2022년 가을 영국에서 발생한 국채시장 혼란이 미 국채시장에서 재연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헤지펀드 유라이즌 SLJ의 스티븐 젠 최고경영자(CEO)는 14일(현지시간) 조아나 프레이리 매니저와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지출 감소에 있어 의미 있는 진전이 없다면 미국은 '트러스 모멘트'(Truss moment)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초반에는 낙관론을 가지고 있었지만 "재정 건전화가 실제보다는 수사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고 인정한다"고 토로했다.
트러스 모멘트는 2022년 9월 당시 리즈 트러스 전 영국 총리가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하자 영국 연기금을 중심으로 장기국채의 투매가 발생하면서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발생한 것을 일컫는 말이다.
미 국채는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꼽히지만, 막대한 재정적자로 인해 미 국채시장도 영국과 비슷한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심심찮게 나오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저명한 역사학자인 니얼 퍼거슨이 제시한 '퍼거슨의 법칙'(Ferguson's Law)도 거론했다. 이 법칙은 이자 지출이 국방비를 넘어서면 초강대국도 그 지위를 내주게 된다는 게 골자다.(지난 2월 25일 송고된 '[ICYMI] 슈퍼파워 미국도 빚 때문에 저물까…역사학자 퍼거슨의 경고' 온라인 카지노 순위 참고)
보고서는 미국은 지난해 이자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3.1%에 도달함으로써 "역사상 처음으로 국방비를 넘어섰다"면서 "국방비가 감소하는 가운데 이자 지출은 2035년까지 (GDP의) 4.1%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전망은 어둡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레이건 1기 행정부의 재정 스탠스에 유사점이 있다고 본 보고서는 "두 행정부 모두 정부 규모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지출 감축에 대한 정치적 저항에 직면했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 재직 당시 유명한 외환시장 애널리스트였던 스티븐 젠은 이른바 '달러 스마일' 이론을 만든 것으로도 명성이 높다. 달러 스마일은 미국 경제가 호황일 때와 불황 양극단일 때 달러가 모두 강세를 보이는 양상을 일컫는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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