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생명보험업계가 요양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 아직 수익을 내고 있지 않지만,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공을 들이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라이프의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는 올해 1분기 2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거뒀다.
신한라이프의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도 6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KB골든라이프케어와 신한라이프케어는 75억원과 1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냈다.
적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금융지주 계열사를 중심으로 요양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KB골든라이프케어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16년 11월 금융업계 최초로 설립된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7년 '강동케어센터'를 개소한 데 이어 2019년 3월에 '위례 빌리지', 2021년 5월에는 '서초 빌리지' 등 프리미엄 노인요양시설을 개소했다.
최근에는 서울 강북권 최초의 프리미엄 요양시설인 '은평 빌리지' 운영을 시작했다.
위례 빌리지는 개소 1년 만에 입소 대기자만 1천300여 명을 넘어섰고, 서초 빌리지 또한 정원 80명인 시설에 개소 전 사전접수에만 신청자 300여 명이 몰리는 등 현재 두 곳의 시설 대기자는 4천700여명에 달한다.
KB라이프는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를 통해 KB골든라이프케어의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오는 8월에는 '광교 빌리지', 10월에는 '강동 빌리지'를 순차적으로 개소할 예정이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2024년 1월 시니어 사업 전담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케어를 출범시켰다. 하남 미사와 은평에 시설 건립 부지를 확보하고 올 하반기 하남 미사에 첫 번째 요양시설 개소를 앞두고 있다. 2028년까지 매년 1개 사업장 오픈을 계획 중이다.
하나생명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요양사업 자회사 설립을 승인받았다. 하나생명은 지난해 시니어 특화 브랜드 '하나 더 넥스트'를 출범하며 요양사업 출사표를 던졌다. 상반기 내에 자회사 출범을 목표로 요양시설을 위한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작년 말 노인 장기요양서비스를 부수 업무로 신고한 KDB생명은 '데이터케어센터 고양'을 이달 초부터 운영하고 있다.
삼성생명도 요양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올해 초 시니어리빙TF조직을 시니어Biz팀으로 격상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초고령사회에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시니어 돌봄·주거사업에 전문성을 확보하고 금융업과 연계해서 비즈니스 플랫폼을 만들려는 목표"라며 "파생해서 늘어날 수 있는 사업 기반이 다양하다 보니 단일 보험사보다는 지주계열이나, 대기업계열이 관심을 많이 갖고 진출 중"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에서는 금융지주나 대기업 계열 생보사 외에는 요양사업에 진출하기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현행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시설 설치에 관한 특례에 따르면 요양시설은 토지와 건물을 임차해서 사용할 수 없어 초기 사업 진입 단계에서 대규모 투자자금이 필요하다. 이러한 투자는 보험사 입장에서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이 자본규제 고도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킥스비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사에 '언감생심'인 이유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양산업은 특성상 공익성이 강조되므로 수익성 증대가 쉽지 않을 수 있다"며 "규제 벽도 높아 보험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아직은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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