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일 달러-원 환율은 1,380원 안팎에서 출발해 적정 레벨을 탐색할 전망이다.
재개된 미국의 관세 공세와 하루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의식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이목을 끄는 최대 변수는 다시 수위를 높인 미국의 관세 압박이다.
미국과 중국의 '휴전'으로 다소 완화했던 긴장감이 커지는 파열음과 미국의 '깜짝' 철강 관세 부과에 높아지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제네바 회담을 통한 한시적 관세율 인하 합의를 거론한 뒤 "나쁜 소식은 중국이 우리와의 합의를 전적으로 위반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희토류 등 핵심광물의 대미 수출 제한을 풀지 않는 것과 후속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은 데 대한 불만으로 해석되는데 양국 협의가 순탄치만은 않은 상황임을 시사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내 자신이 가진 힘을 보여주듯 또 하나의 관세 폭탄을 던졌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소재 US스틸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부과 중인 25%의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번 조처는 당장 6월 4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유럽연합(EU)은 매우 유감이며 글로벌 경제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추가적인 대응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중 협상과 관련한 불만을 토로하고 불과 몇시간 뒤 품목 관세를 인상한 데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읽힌다.
무역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꺾이지 않는 마음이 엿보인다는 평가다.
일단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란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사례를 통해 미국이 상호 관세 부과 시한으로 제시한 7월 8일 전에 주요국과 협상을 벌이면서 어떤 방식으로 압박을 가할지 모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다시 고조된 불확실성 속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는 얘기다.
따라서 시장 참가자들은 무역 협상 관련 소식에 귀를 기울이면서 최근 영향력이 커진 엔화, 위안화, 대만달러화 등 아시아 통화 동향을 예의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달러화는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 위험 회피 심리로 인한 상승 압력을 받는 동시에 탈달러, 탈미국 움직임으로 하방 압력을 받는 모습을 보여왔다.
아시아 통화 강세 기대와 맞물려 하락하는 경우도 잦은데 만약 달러화가 내리막을 걷는다면 달러-원도 이에 연동해 하단을 테스트하는 움직임을 나타낼 수 있다.
3년 만에 치르는 대선도 주목할 이슈다.
물론 시장에서는 대선이 당장 달러-원 환율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미 환율에 반영됐던 정치적 불확실성은 일정 부분 해소됐고 새 정부의 정책이 구체화하는데도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이유에서다.
현재는 대외 변수가 환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국내 요인보다 대외요인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원화 강세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12·3 계엄 사태 이후 사실상 부재 상태였던 경제 컨트롤타워가 다시 들어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새 정부가 여야 대선 후보의 공통 공약대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경제 성장을 떠받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개선 기대로 원화 강세 흐름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결제와 네고가 팽팽하게 맞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환율이 1,360~1,380원대 구간에서 오르내리고 있어 고점에서 네고 물량이 나오고 저점에서 결제 수요가 출회되면서 상·하단을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
달러-원은 지난 31일 오전 2시에 끝난 야간 거래에서 정규장 종가 대비 3.00원 오른 1,383.1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30일 밤 1,380.1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3.0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80.10원) 대비 3.05원 상승한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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