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 합의' 의혹으로 조합원 6천명 가량 탈퇴

9개월 조기 사퇴…"새로운 시작 준비"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삼성전자[005930] 내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됐다.

기존 집행부가 임기를 9개월가량 남기고 전원 사임한 데 따른 것이다. 전삼노는 최근 집행부의 이면 합의 의혹이 불거지며 조직 내분을 겪은 바 있다.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8일 업계에 따르면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지난 4일 노조 홈페이지에 '3기 임원 사임 입장문'을 게재하고 "임원 전원은 오늘부로 임기를 조기 마무리하고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존 임기가 내년 3월까지로 9개월가량 남은 상황에서 집행부 전원이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내년 임금 교섭 및 제4기 위원장 선거 일정이 겹치는 상황에서 새로운 집행부가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물러나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후임 집행부(4기)를 뽑는 선거는 오는 9월 예정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최근 사측과 집행부의 '2025년 임금·단체협약' 이면 합의 의혹으로 격화한 조직 내 갈등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노사는 지난 3월 평균 임금 인상률 5.1%(기본인상률 3.0%, 성과인상률 2.1%) 등이 담긴 2025년 임단협을 체결했다.

이후 집행부가 사측과 별도 합의를 통해 상임집행부를 대상으로 성과인상률을 더 높게 책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집행부는 "새로운 집행부 모집과 조합 힘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실망한 조합원들의 탈퇴가 이어지는 등 좀처럼 혼란이 가라앉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 3월 3만6천명대였던 조합원 수가 지난달 30일 기준 3만600명이 됐을 정도로 짧은 시간 내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노조 집행부는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조기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홈페이지 메인 화면 공지
[출처: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홈페이지 캡처]

현재 전삼노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새로 꾸린 상태다. 현재 전삼노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전삼노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됐다"며 "조합의 기능을 복원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겠다"는 공지가 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조직 안정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장미선 전삼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집행부는 조합 내 신뢰와 소통이 크게 흔들린 상황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스스로 물러나는 결정을 했다"며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징검다리가 되겠다"고 전했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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