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미국 헤지펀드 업계에서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상품으로 투자금이 다시 몰리는 분위기라고 11일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전했다.
펀드 데이터 집계업체 나스닥 이베스트먼트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주식 선별형 헤지펀드는 순증 기준 총 228억 달러(약 31조2천4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모든 전략 부문의 투자 상품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로, 1분기 헤지펀드 업계 전반에 들어온 276억 달러(약 37조8천200억 원) 순유입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분기 기준 순유출이 없었던 것은 지난 2022년 이후 처음이다.
롱숏 기법은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을 매수하고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공매도하는 헤지 전략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 2022년의 재앙적이었던 상황 이후, 헤지펀드 투자자들이 롱숏 주식 운용 매니저들을 다시 신뢰할 만큼 충분한 시간이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앞서 3년 전 타이거글로벌과, 코튜, 론파인 등 대형 헤지펀드들은 큰 손실을 입었고, 멜빈 캐피털은 펀드를 폐쇄했다.
이들은 롱숏 전략의 일환으로 세계 주요 기술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라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이 본격화하자 성장주가 급락하면서 손실이 불어났다.
빠르게 성장하던 펀드들이 파산하자 투자자들은 밀레니엄과 시타델, 포인트72 등의 멀티스트레티지(다중전략) 펀드로 몰려들었다고 전해진다.
다만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으로 시장이 출렁이고 대형 멀티스트레티지 펀드들이 신규 자금 유치를 중단하면서,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주식 선별형 매니저들이 똑똑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대형 롱숏 운용사 중 일부는 지난 2022년의 실수를 인정하고 접근법을 바꿨다고도 전해진다.
론파인은 올해 초 한 팟캐스트에서 2022년 롱숏 펀드가 38% 급락한 뒤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잃고 '리셋'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타이거글로벌 역시 최근 투자자들에게 2022년 56% 하락을 겪은 뒤 각 포지션마다 스트레스 테스트를 포함하는 리스크 관리 강화 프로세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펀드들이 1분기에 수익이 거의 없었지만, 주요 주가지수가 하락세를 보인 만큼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분기 성과는 아직 미정이지만, 1분기 성과를 바탕으로 볼 때 주식형 매니저들이 분기 초에 비교적 좋은 포지션을 잡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헤지펀드 리서치업체 피보탈패스의 롱숏 지수에 따르면 주식 선별형 펀드는 5월에 4.7% 상승했고, 현재까지 누적으로는 6% 넘게 올랐다.
다만 투자자들의 회귀에도 1분기 자금 유입이 그동안 유출된 모든 자금을 모두 메우지는 못하는 수준이라고 전해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아홉 개 분기 동안 주식 선별형 펀드에선 총 838억 달러(약 114조8천300억 원)가 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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