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채권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법안(One Big Beautiful Bill) 의회 통과에 잠잠하다. 재정 적자 3조 달러를 증가시키는 법안에 대해 채권시장이 사실상 승인해줬다는 해석도 뒤따른다.

미국 연방의회 하원은 3일(현지시간) 감세법안을 통과시키며, 법안 발효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명을 요청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 법안이 재정 적자를 3조3천억달러 증가시킬 것으로 추계했다.

채권시장은 일반적으로 과도한 정부 지출에 경고음을 낸다. 특히 미국 채권시장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에 금리 상승으로 반응하며 일종의 견제 역할을 했다.

그런데 이날 미국 국채시장은 법안 통과에 반응이 제한됐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5.60bp 상승한 4.3470%에 거래됐는데, 주로 6월 고용보고서 호조에 따른 반응이었다.

베다 파트너스의 헨리에타 트레이즈 연구 책임자는 "이번 법안에 대한 채권시장의 무관심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채권시장이 감세법안을 승인했다"며 "이들이 기록적인 재정 적자에 대해 완화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정부 지출 계획에 대한 하나의 장애물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에선 시장의 반응이 제한적인 것은 여전히 미국 국채를 보유해야 할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라운드힐 인베스트먼트의 데이브 마자 최고경영자(CEO)는 "아직 미국 국채를 포기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블랙록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국채의 장기 매력도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며, "그런 우려는 정당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여전히 미국 국채의 약 4분의 1을 보유 중이다.

외국인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인 국채 입찰도 최근 호조세를 보인다. 지난달 12일 실시된 30년물 국채 입찰에서 응찰률은 2.43배로, 전달 2.31배에 비해 상승했다. 이전 6개월 평균치 2.39배도 웃돌았다.

이에 대해 악시오스는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약 5%의 수익률을 노리고 여전히 미국 국채를 매수한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트윈포커스의 존 판데키디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국채 수요는 다시 살아날 것"이라며 "(특히)중국 같은 나라는 결국 미국 국채를 사야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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