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6일 서울채권시장은 간밤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반영하면서 글로벌 금리 흐름과 연동해 등락할 전망이다.
간밤 미국의 6월 전품목(헤드라인) CPI는 전월대비 0.3% 오르면서 5월 0.1%에 비해 상승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7% 올라 마찬가지로 5월의 2.4%보다 0.3%포인트(p) 높아졌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올라 전달 0.1%에 비해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9% 상승해 5월의 2.8%보다 0.1%p 올랐다.
두 수치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지 않고 부합하거나 오히려 그보다 낮았으나, 수입에 민감한 일부 품목의 물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관세 영향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인식이 불거졌다.
가정용 가구 및 용품의 가격은 전월 대비 1.0% 상승했는데, 이는 2022년 1월 이후 가장 높다.
가전제품은 1.9%나 뛰었고 비디오 및 오디오 제품의 가격도 1.1% 올랐다.
앞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말 미국 하원에 출석해 "6월과 7월, 8월에 의미 있는 관세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는데, 실제로 현실화된 것이다.
이때문에 CPI 발표 직후에는 미 국채 금리가 우선은 강세로 방향을 잡았다가, 이내 분위기가 뒤집혔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장기 구간의 금리가 더욱 상승하는 등 커브가 가팔라졌다.
전 거래일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4.2bp 오른 3.9440%, 10년물 금리는 4.8bp 오른 4.4850%로 마감했다.
30년물 금리는 4.4bp 오른 5.0230%로 나타나면서 지난 5월 23일(종가 5.0370%) 이후 약 두달 만에 5%를 돌파해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2주 앞으로 다가온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음 금리 인하 힌트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점차 확대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9월 금리 25bp 인하 가능성을 전일 58.9%에서 53.5%로 낮췄다.
반면 동결 확률은 37.4%에서 45.1%까지 높여 반영했다.
CPI 여파가 9월 금리 동결 베팅 심리까지 자극한 것이다.
이처럼 재차 미국의 장기금리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은 국내 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마침 지난주 7월 금융통화위원회가 마무리되면서 국내 장은 내달 말에 발표될 내년도 예산안으로 점차 시선을 옮겨가고 있다.
최근 글로벌 주요국들이 재정적자 우려 등으로 장기금리 민감도가 높아져 있는 상태여서, 우리나라도 서서히 경계감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대내외 경제 여건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정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나라 살림의 여력이 그리 많지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낭비성 예산 등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하는 지출 조정을 진행하면서, 효율적인 예산 편성이 가능하도록 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이같은 이 대통령의 발언과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과정 등을 감안하면 시장에서는 정부가 확장적 재정 기조를 우려한 만큼 거세게 밀어붙이지는 않을 수 있다는 시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전임 정부에서 최근 2년 연속 3% 안팎의 상당히 낮은 총지출 증가율이 유지된 바 있다 보니, 이번에 시장에서 느끼는 물량 부담이 비교적 더욱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당시 5년간 총지출 증가율은 7~9% 수준이었다.
이날 개장 전 기재부는 6월 고용동향을 공개한다.
앞서 취업자수 증가폭은 지난 2~4월 10만명대에 머물다가, 지난 5월 20만명대로 올라선 바 있다.
오전 중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이 아시아개발은행(ADB) 및 국제통화금융저널(JIMF)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통화정책 관련 발언이 있을지가 관심사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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