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미국 증시가 약세로 돌아서면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경고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애널리스트는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 경제가 견조한 것은 주식시장에 기반한 취약한 구조일 수 있다"며 "만일 주식시장이 어떤 이유로든 하락하면 경제가 매우 취약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일 사람들이 주식 거래창에서 빨간색으로 보게 된다면 저축률은 상승하고, 고용 증가가 없는 상태에서 이것이 바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미국 경제는 일각에서 경기침체를 우려했던 것과 달리 견조함을 보여주고 있다.
8월 개인 명목 소비지출은 전월대비 0.6% 증가해 시장 예상치(0.5% 증가)를 웃돌았고, 인플레이션도 비교적 완만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앙은행이 주목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8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2.7% 상승해 시장 예상과 부합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 경제가 견조한 것은 "주식시장 상승과 부의 효과가 소비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 소비는 주식 포트폴리오가 상승한 고소득층과 자산이 많은 가구에서 나오고 있다"며 "이들은 경제적 상태가 더 나아졌다고 느끼고, 지출을 늘린다"고 설명했다.
즉, 올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인 덕분에 소비자들의 지출을 촉진하고, 이것이 경기침체 직전에 빠진 것으로 평가됐던 미국 경제에 안전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경향은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에서도 나타났다.
9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55.1로 예비치(55.4) 대비 0.3 포인트 내려갔다. 그러나 주식 보유량이 많은 이들의 소비 심리는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대의 조앤 슈 소비자조사 디렉터는 "주식 보유량이 많은 소비자의 심리는 9월에도 유지됐지만, 주식 보유량이 적거나 없는 소비자의 심리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미국 증시는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등에 힘입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9% 이상, 나스닥지수는 20% 이상 상승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자료에 따르면 미국 상위 소득자의 10%가 주식시장 전체의 87%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는 점이라고 CNBC는 지적했다.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향후 12개월 예상 수익의 22.5배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5년 평균치인 19.9배, 10년 평균치 18.6배를 훌쩍 웃도는 수준으로, 주식이 매우 비싸다는 의미다.
개인금융 플랫폼 너드월렛의 엘리자베스 렌터 이코노미스트는 "부는 경제 변동성에 일종의 완충 역할을 한다"면서도 "대부분의 소비자는 주식시장 상승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고, 전반적 소비심리는 경기침체 상황과 비슷해 경제가 칼날 위에 서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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