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자사주를 활용한 교환사채(EB) 발행 계획으로 시장의 거센 비판을 받으며 주가가 급락했던 KCC가 해당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30일 KCC는 공시를 통해 지난 24일 발표했던 '자기주식 활용계획'을 전면 철회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정정공시에서 "회사의 경영환경과 주주 여러분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보다 명확하고 안정적인 방향을 택하고자 내린 결정"이라고 철회 사유를 설명했다.

이로써 당초 계획했던 ▲자사주 3.9% 소각 ▲9.9% 교환사채(EB) 발행 ▲3.4%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계획은 모두 백지화됐다.

앞서 KCC는 해당 계획을 발표한 직후 시장의 거센 역풍을 맞았다. 주주들이 기대했던 대규모 자사주 소각 대신, 잠재적 매물 부담을 지우는 EB 발행 카드를 꺼내 들자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당일 주가는 11.75% 폭락했다.

증권가와 자산운용업계의 비판도 잇따랐다.

LS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단면을 보여주는 이례적 의사결정"이라며 KCC가 5조 원이 넘는 부채에도 불구하고 저수익 자산인 삼성물산 주식(약 3조 3천억 원 규모)은 그대로 둔 채 자사주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점을 지적했다.

라이프자산운용도 "부채 상환이 목적이었다면 자기주식이 아닌 비핵심 자산인 삼성물산 주식을 우선 고려했어야 했다"며 KCC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는 삼성물산 지분 활용 계획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주주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ACT)은 이날 논평을 내고 "KCC의 용기 있는 결단을 환영한다"며 "자사주를 대주주의 '만능 치트키'처럼 활용하는 낡은 관행에 제동을 거는 의미 있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30일 KCC 주가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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