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Aa2' 유지…"AI 수요로 향후 12~18개월 실적 견조할 것"
"파운드리 수익성 크게 개선하고 경쟁사와 기술격차 좁힐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삼성전자[005930]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고 17일 밝혔다.
올해 1월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지 10개월 만에 원상 복구했다.
신용등급은 'Aa2'를 유지했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같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의 'AA'에 대응한다.
글로리아 추엔 무디스 부사장은 "주로 인공지능(AI) 관련 제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에 힘입은 메모리 시장 호황으로 삼성전자가 향후 12~18개월간 견조한 실적과 현금흐름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무디스는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하이퍼스케일러)들이 AI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점을 언급했다. 이러한 지출이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첨단 메모리 제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면서다.
무디스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이 올해 1~3분기 9%에서 2026년 14%까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막대한 설비투자(CAPEX)에도 상당한 잉여현금을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무디스는 삼성전자가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에 힘입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의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고 최첨단 제품에서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좁힐 것이라는 기대를 이번 전망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한동안 빅테크 고객을 유치하지 못하며 대규모 적자가 이어졌지만, 지난 7월 테슬라와 체결한 165억달러 규모 대형 공급 계약을 계기로 기술 경쟁력 회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무디스는 삼성전자의 'Aa2' 등급이 메모리와 디스플레이 패널, 모바일, 가전을 비롯한 대부분 핵심 사업에서의 강력한 시장 지위와 브랜드, 대규모 순현금 포지션을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무디스는 "이러한 신용 강점은 핵심 사업(반도체)의 높은 경기변동성과 자본 집약적 특성을 상쇄한다"고 짚었다.
향후 몇 년간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무디스는 평가했다. 그러면서 잉여현금흐름이나 순현금 포지션 악화, 공격적인 주주환원정책 실행 등이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모리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 전망도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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