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에 본 바다 수영 유튜브 영상이 떠오른다. 젊었을 때는 별 볼 일 없는 선수였지만 시니어 장거리 수영대회에서 우승한 그는 그 비결을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뚫고 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핑 선수들이 파도를 타기 위해 바다로 나아갈 때 밀려오는 파도 아래로 파고드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트럼프 당선 후 밀려오는 불확실성에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를 이겨내는 해법은 시장 자체에서 찾아야 한다.
글로벌 경제는 여러 큰 변화에 직면해 있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10년을 넘게 수면 아래서 몸집을 키워 온 리스크들이 이제 모습을 드러내며 묵직한 파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보다 가까이서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것은 미국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논란 끝에 지난 9월 이후 빅컷(big cut)으로 금리인하 사이클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이 과도했다는 것이 드러나는 데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았다. 9월 연방공개온라인카지노 바로가기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이 전망(DOT-PLOT)한 2026년 말 연방기금금리(fed funds rate)의 중간값이 2.9%인데 이제 온라인카지노 바로가기에서는 3.74% 수준으로 올려 보고 있다. 앞으로 그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다. 트럼프 때문이다.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 모멘텀을 지속하면서 연착륙을 넘어 인플레이션 재상승을 포함한 소위 노랜딩(no-landing)까지 전망되는 마당에 트럼프의 여러 선거공약은 거시적 불균형을 다시 확대시키는 것들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관세부과, 세금 감면 그리고 미등록 이민자 추방 등 정책은 무역과 노동온라인카지노 바로가기에서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재정적자를 확대하여 국채 수급 여건을 악화시킬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금융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지난주 4.5%까지 오르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당선에 이어 공화당이 상·하원을 지배하는 소위 레드스윕(red sweep)이 확정되면서 트럼프 트레이드로 미 주가와 비트코인이 급등하였고 미 달러지수(DXY)가 107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 힘에 떠밀려 달러-원 환율도 일시적이나마 1,410원 위로 훌쩍 올랐었다. 금융시장에서는 여러 시나리오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떠돌고 있다.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넘쳐나고 있다.
연준은 당분간 이러한 트럼프의 공약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통화정책에 반영하지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의 공약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성향으로 볼 때 협상용 카드로 제시된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반등이 예상된다고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연준이 금리인하 사이클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시점이기에 상상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트럼프의 공약은 실제 입안되어 입법되는 시점이 되어서야 연준 정책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이미 늦은 대응이 되어버릴 것이다. 연준은 그동안 금리인하 시점에 따른 리스크를 저울질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더 큰 리스크에 노출되어 버렸다. 금리 인하의 속도와 폭은 물론이고 다시 올리는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번에도 앞서 달릴 것이다. 아직은 불확실성의 영역에 있기에 여러 시나리오로 접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장에서는 그 시나리오들의 확률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불확실성 자체도 프리미엄으로 더해지고 있다. 흘러나오는 정보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불안정한 과정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어쨌든 생산과 투자를 해야 하는 기업들은 높은 리스크에 따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경제의 효율성은 크게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경제주체들은 이를 받아들이고 빨리 적응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대부분 다음 주에 있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을 예상하고 있는 것 같다. 연준과 마찬가지로 불확실성의 모습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책의 방향과 속도를 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책 리스크가 이렇게 확대되어 있는 마당에 현재 물가 안정상황만을 들어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해 보일 수 있다. 정책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주체들이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잡아 주는 것일 것이다. 하나의 단선적인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 보다는 여러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그 실현 가능성과 리스크에 대해 시장과 긴밀히 커뮤니케이션되어야 한다.
지난주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면서 곳곳에서 불안과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달러-원의 빠른 상승은 우리 경제의 취약성과 불확실한 상황이 반영된 결과이지 그러한 문제를 만들어 낸 원인이 아니다. 환율은 지금 우리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외환온라인카지노 바로가기은 지금 한국경제의 성장 모멘텀 위축, 가계 부분 리스크, 그리고 글로벌 경제의 거대한 불확실성이 내포한 위험을 프라이싱(pricing)하고 있다. 이 메시지를 듣지 못하고 과거의 트라우마에 갇혀 온라인카지노 바로가기가격을 제어하려고만 하면 문제는 더 악화될 뿐이다. 이러한 환율 상승 요인들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역으로 온라인카지노 바로가기가격의 조정기능을 활용해야 한다. 환율이 1,300원 후반대로 높이 오른 이 상황을 취약부문을 정리하고 경쟁력 있는 부문을 앞서 나가게 하는 유인으로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거시경제의 안정성을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거센 파도를 넘어서려 하기보다는 그 중심으로 파고들어 그 힘을 이용하여 뚫고 나가야 한다.
(이승헌 숭실대 교수/ 전 한국은행 부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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