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장서 '안정 운용' 돋보여…개인 넘어 법인자금도 유입
평균 수익률 3.5%, 상위 10개 펀드는 6.3%…하락장에도 '선방'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금융투자협회가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선보인 '디딤펀드'가 출시 7개월 만에 수탁고 2천억 원을 넘어서며 순항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도 안정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 장기 투자 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5개 운용사가 참여한 디딤펀드의 전체 수탁고(설정원본)는 지난 4월 말 기준 2천12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 25일 출시 당시 795억 원 대비 1천326억 원 순증한 규모다.
투자자 저변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기존 개인형퇴직연금(DC·IRP) 자금 외에 최근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자산배분 자금 50억 원과 일반 법인 투자자금 95억 원이 신규 유입됐다. 금투협은 디딤펀드의 안정적 운용 구조가 법인 투자 수요와 부합한 결과로 분석했다.
운용 성과도 두드러진다. 올해 4월 말 기준, 출시 이후 전체 디딤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3.5%를 기록했다. 이 중 상위 10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6.3%에 달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디딤CPI+펀드'는 8.93%의 수익률로 최상위 성과를 냈으며, 대신자산운용과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의 디딤펀드도 우수한 수익률을 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 주요국 증시의 부진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4월 말까지 MSCI ACWI 지수는 디딤펀드 출시일 대비 1.31% 하락했고, S&P500(-2.86%), 나스닥(-3.48%), 코스피(-2.85%), 코스닥(-6.53%) 등 국내외 주요 지수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했다.
이환태 금융투자협회 산업시장본부장(상무)은 "운용사의 자산배분 역량이 총집약되어 단 하나의 상품으로 명명된 디딤펀드가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이름을 내건 운용역량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히 올해 미국 중심의 글로벌 변동성과 불확실성 시기가 바로 (디딤펀드의 자산배분 역량을 검증할) 적절한 운용 시험대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디딤펀드는 주식 투자 비중을 50% 미만으로 제한하며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투자자의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 비중이 자동 조절되는 타겟데이트펀드(TDF)와 달리 시장 상황이나 펀드매니저의 판단에 따라 자산 비중을 조절하거나 일정한 배분 비중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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