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뜨거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는 어느새 2,800선을 돌파했다. 전일에는 하루 만에 70포인트 넘게 폭등했다. 지난 4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2,200선까지 추락하며 패닉에 빠졌던 기억은 이미 아득하다.
그런데 이번 '불장'은 조금 생경하다. 시장을 움직이는 에너지의 질과 방향 자체가 과거와는 다르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 외면받던 '굴뚝주'의 반란… "이번엔 정말 가치주 장세?"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시장의 주인공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반도체와 AI가 아니다. 테마주도 아니다.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았던 지주회사, 은행주 같은 전통적인 '가치주'들이 이번 랠리의 선봉에 섰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최근 정부와 국회에서 논의되는 '상법 개정'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강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절차 선진화 같은 '묘약'들이 실제로 한국 기업의 체질을 바꾸고,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시장에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만년 저평가 딱지를 떼고 드디어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오랜 시간 이들 종목에 묵혀뒀던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물론 AI 혁명의 심장인 반도체주 역시 꾸준한 강세를 보이며 시장을 떠받치지만, 과거처럼 시장 전체를 홀로 이끄는 모습은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가치주들이 함께 움직이며 시장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는 점이 이번 상승장의 가장 큰 '생경함'이자 건강한 신호로 읽힌다.
◇'개미'는 떠나는데…외국인은 이제 "진짜 바이 코리아"?
또 다른 '생경함'은 수급 주체의 변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국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개인 투자자들은 이번 상승장에서 오히려 짐을 싸고 있다. 이날 하루에만 1조 원이 넘는 개인 순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6월 들어 단 3거래일 동안 개인이 내다 판 온라인카지노 라이센스 벳엔드은 무려 2조 2천억 원에 달한다.
개인이 떠난 자리는 외국인과 기관이 채운다. 특히 외국인의 귀환이 심상치 않다. 지난 4월, 하루에 2조 원 넘게 팔아치우며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고, 5월 말까지도 6천억원을 팔며 변덕스러운 모습을 보이던 외인들이었다.
하지만 6월에 들어서자 외국인은 연일 조 단위에 가까운 자금을 쏟아부으며 한국 온라인카지노 라이센스 벳엔드을 쓸어 담고 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업종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국내 증시 ETF 'EWY'에도 연일 자금이 유입되는 추세다.
◇부동산 신화 깨고 '주식'이 자산 증식의 희망 될까
이번 상승세는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자산 형성 방식이 변화할 수 있다는 기대도 담겨 있다.
한국의 자산 증식 수단은 오랜 기간 '부동산'이 독점해왔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의 급등과 과도한 가계부채는 사회적으로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자연스레 대안으로서 '주식'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중이다.
만약 이번 상승장이 기업들의 실질적인 체질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지고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구체적 성과를 낸다면 어떨까. 국내 증시로의 자산 유입이 활발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는 부의 효과를 통한 내수 활성화는 물론, 가계부채 안정화, 더 나아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까지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현장에서는 여전히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저평가 해소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고 결국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의심의 목소리도 크다. 일본의 기업구조 개선을 통한 주가 상승도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상승세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한국 자본시장의 체질을 바꿀 근본적 변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증권가의 최대 관심사다.
지금의 '생경한 설렘'이 단순한 일시적 현상을 넘어 한국 자본시장에 진정한 '주식의 시대'를 여는 역사적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증권부 이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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