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를 만나 자신을 '을'로 지칭하며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26일 오전 9시 40분께 국회에 도착해 국회의장접견실에서 여야 지도부와 사전환담을 나눴다.
이날 환담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이학영 부의장,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용태 비대위원장와 송언석 원내대표,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이 함께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황인권 경호처장, 권혁기 의전비서관 등이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이 방을 몇 번 왔었는데, 오늘은 입장이 약간 달라져서 이 방에서 의장님을 뵙게 되니까 마음을 새로 다잡게 된다"며 여야 지도부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길지 않은 시간 국회에서 활동을 했는데, 정부의 집행 기능을 맡게 되면서 짧긴 하지만 국회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된다"며 "정부라고 하는 게 직진하는 집행기관도 있고, 또 그게 바른길인지 점검하고 함께 검토해 주는 의회의 기능이 있는데, 우리 의회에서 견제와 감시도 적정하게 잘해 주시길, 또 할 수 있는 일들은 함께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우리 김용태 위원장님 잘 부탁드린다"며 야당 지도부를 향해 재차 몸을 낮췄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개인, 또는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국가와 우리 국민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공적인 일을 하는 것"이라며 "어떤 길이 바람직한지 우리가 끊임없이 함께 논의해야 되고, 당연히 다른 시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의견이 많이 충돌할 수 있지만 그 의견은 서로 다를 뿐이지 틀린 건 아니다"며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공정하고 존중하면서 국민들의 저력을 모아서 이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고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함께 우뚝 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제 을이기 때문에 각별히 잘 부탁드린다"고 강조하며 참석자들과 함께 웃었다.
한편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지난 4일 취임 선서 이후 두 번째이며, 22대 국회가 개원한 이래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도 "필요한 예산 항목이 있으면 언제든 의견을 내달라"며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몸을 낮추고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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