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파마리서치의 인적분할을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분할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이 회장은 26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분할에 대해 "쪼개기 상장에 대해 수차례 경고한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의 자본시장 정책 기조에 맞서는 것"이라며 "멀쩡한 회사를 나누고 따로 상장시켜 주주 간 이해관계를 뒤섞고 지배주주 지배력을 강화시키는 방식이라면 상장제도를 악용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순자산가치 기준 분할비율 74:26에 대해 "회사의 성장성 및 무형자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시장가치를 반영한 분할비율은 5:95가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분할계획 발표 전 시총 5조5천억원을 74:26 비율로 배분하면 지주사 및 신설 사업법인 시총은 각각 4조1천억원, 1조4천억원이지만, 지주사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를 반영하면 지주사 시총 2천800억원, 신설 사업법인 시총 5조2천억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또 "지주회사 순자산 4천16억원의 절반이 CVC 캐피탈이 작년 말 투자한 현금 2천억원"이라며 "CVC 투자금이 회사가 정한 분할비율의 결정적 근거가 됐다"고 지적했다.
CVC는 유럽계 사모펀드로 지난해 파마리서치에 전환상환우선주 형태로 투자했다.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사회에도 2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남우 회장은 "CVC는 1년 후 전환권과 3년 후 상환권을 가지고 있어 일반주주와 이해관계가 상충된다"며 "분할 후 지주회사 주가는 급락, 사업회사 주가는 급등할 텐데 CVC는 시세차익은 누리고 상환권 행사를 통해 하락 리스크는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투자 결정 전 실사 단계에서 승계에 관해 집중적으로 물어본다"며 실사 과정에서 회사의 분할 및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시나리오가 논의되었는지 짚으며 CVC의 사전 인지 가능성도 제기했다.
또한 이사회 구성에 대해서는 "이사회 멤버 9명 중 2명은 30대 초중반의 정 의장 자녀"라며 "사내이사 4명 중 3명은 정씨 일가"라고 지적했다.
파마리서치는 지난 13일 분할계획 발표 직후 주가가 17% 급락했다. 앞서 머스트자산운용도 두 차례 공개서한을 통해 분할계획 반대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이번 인적분할은 오는 10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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