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본관세·철강 파생관세 원가 압박…수요 회복도 더뎌
믿을 구석은 신성장 동력 '전장·냉난방공조'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LG전자의 올해 2분기 이익 눈높이가 점점 내려가고 있다.
관세 악영향에 더해 가전 등 내구재의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어서다.
연합인포맥스가 2일 국내 주요 증권사 8곳이 1개월 안에 제출한 LG전자[066570] 2분기 실적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 매출액 21조3천382억원, 영업이익 7천58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1.6%, 36.6% 작았다.

1분기 실적 발표 직후인 지난 4월만 해도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본 애널리스트들이 적지 않았다. 흥국증권은 기존에 9천600억원으로 제시했던 영업이익 예상치를 1조4천억원으로 46% 높여 잡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달 들어 눈높이 조정이 잇따랐다. 6월 이후 실적 전망을 제시한 증권사 가운데 대신증권(8천700억원)을 제외한 7곳은 모두 7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먼저 미국발 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들었다. LG전자 전체 가전 매출액 가운데 미국 비중은 30%가 넘는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가전제품에 붙는 기본 관세 10%와 철강 파생 관세 50%가 원가 부담을 키웠다. 미국은 지난달 4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을 사용한 제품에 대해 철강·알루미늄 함량 가치에 적용하는 세율을 50%로 높였다.
iM증권에 따르면 가전제품 매출액에서 철강 매입액의 비중은 약 6%인데, 이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생산하는 HS사업부문의 연간 수익성을 1%포인트(p) 낮출 것으로 평가됐다.
수요 위축도 우려 지점이다.
올해 1분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연율로 0.5% 줄었다. 전면적인 관세 부과 이전에 기업이 수입을 늘린 영향이 컸지만, 부진한 민간 소비도 주된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올해 올림픽과 월드컵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가 부재한 가운데 TV를 제조·판매하는 MS사업부문은 2분기에만 1천억원 가까운 적자를 낼 것으로 KB증권은 전망했다.
또 가전 매출액 증감률과 상관관계가 큰 미국의 기존 주택매매 증감률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 악화로 가전 수요가 악화했다"며 "TV와 에어컨 판매량도 평년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안 삼을 구석은 전장 사업(VS사업부문)과 냉난방공조(HVAC·ES사업부문)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HVAC는 북미·유럽 중심의 친환경 수요 증가와 기업 간 거래(B2B) 제품 고도화를 통해 구조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강호·서지범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VS 및 ES사업부문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견조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정보기술(IT) 수요 및 관세 영향에도 신성장 동력 실적 개선 시 주가 반등에 무게(를 둔다)"고 밝혔다.
LG전자는 2분기 잠정 실적을 오는 7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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