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부터 자유로 69㎞ 실주행
가족 눈높이로 따져본 공간감은 '여유'·ADAS는 '아쉬워'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거대하고 아름답다. 5인 가족의 부모가 지난 3일 직접 타본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의 첫인상이다.

아틀라스는 폭스바겐이 2017년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현지 전략 모델로, 한국 시장에서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시승 모델은 지난해 이름만큼이나 '크기'가 주는 압도감을 내세운다. 독일 기술력에 미국 시장에서 검증된 실용성을 앞세운 이 차는, 전장 5천95㎜, 전폭 1천990㎜, 전고 1천780㎜의 당당한 체격을 갖췄다. 동급 최대 수준이다.
시승차는 7인승 R-Line 모델로, 2열 벤치시트와 3열 폴딩시트를 갖췄다. 내부의 가장 큰 장점은 커다란 차체에서 오는 공간감이다. 어린아이는 물론, 체구가 큰 성인 남성이 앉아도 레그룸과 헤드룸이 매우 넉넉해 불편함이 전혀 없다. 2열에는 카시트 3개를 설치할 수도 있다. 3열은 단순 비상용을 넘어, 아이들이나 단거리 성인 탑승도 무리가 없다. 트렁크는 3열 사용 시 583ℓ, 3열 폴딩 시 1천572ℓ, 2열까지 모두 접으면 최대 2천735ℓ의 적재 공간이 나온다.
시승은 동작구를 출발해 관악구를 관통, 자유로를 타고 고양시를 돌아 시청역을 거쳐 올림픽대로를 따라 돌아오는 약 69㎞ 코스에서 진행됐다. 시내 혼잡구간과 고속도로, 정체 상황을 모두 포함한 실사용 환경에 가까운 조건이었다.


◇ 시내 정체·고속 주행 모두 안정적…다소 아쉬운 소프트웨어
폭스바겐의 명성답게 시내와 고속도로에서의 주행감은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이다. 8단 자동변속기와 4모션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된 이번 시승차는, 특히 자유로에서 묵직한 초대형 SUV만의 든든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마치 '이 구역의 대장은 나야'라는 듯한 자신감이 느껴질 정도다.
다만, 내비게이션과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기본 탑재된 'IQ.드라이브'는 이름값에 비해 다소 한정된 성능을 보였다. 예를 들어 차선 유지 기능은 차체 크기에 비해 반응이 둔해, 옆 차선 차량으로부터 몇 번의 경고를 받기도 했다. '트래블 어시스트'를 켜면 가속, 감속, 조향을 보조하긴 하지만, 국산차의 첨단 ADAS와 비교하면 상당히 미흡하다.
결국, 신형 아틀라스는 '운전에 어느 정도 감각이 있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차량이다. 덩치 크고 튼튼한 SUV가 필요하다고 해서 초보 부모가 패밀리카로 선택한다면? 아이는 안전하게 태우겠지만, 부모는 길을 잃고 차선에 흔들리다 마음까지 헤맬 수 있다. 숙련된 운전자에겐 든든한 동반자지만, 초보에겐 다소 까다로운 친구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klkim@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