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치 제고 모범 사례…업계 "기업 분위기 바뀌고 있다"

매커스 CI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비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매커스[093520]가 보유 중인 자사주를 대거 소각하기로 했다.

전체 주식의 44.38%에 달하는 자사주를 보유했던 매커스는 쿼드자산운용의 소각 제안을 적극 수용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

매커스는 22일 114억8천200만원 규모의 기취득 자기주식 소각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소각되는 주식수는 200만주로, 소각 예정일은 오는 30일이다.

매커스는 또한 자기주식 747만2천904주(44.38%) 중 600만주를 오는 2027년까지 매해 200만주씩 순차적으로 소각하기로 했다.

향후 3년간 보유한 자사주의 80% 이상을 대거 소각하는 것으로, 이례적인 주주 환원 정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매커스의 소각 결정을 이끈 것은 행동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쿼드자산운용의 주주 제안이었다.

회사 측에 공식적인 주주 서한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자사주 비중을 낮춰 주주 가치를 제고하자는 내용의 논의를 경영진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논의는 이달 중 이뤄졌으며 매커스 경영진 측에서도 이를 적극 수용해 회사와 주주가 '윈-윈'하는 모범 사례를 만들어냈다.

한국형 헤지펀드 1세대로 알려진 쿼드자산운용은 지난 5년 동안 '인게이저'라는 이름의 시리즈 펀드를 통해 행동주의를 펼쳐왔다.

시장의 시대적 흐름과 변화에 부합하는 주주권을 행사하고, 본질적 기업가치 개선과 절대수익을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2019년 '쿼드인게이저 1호 펀드가 출시됐고, 올해 초 5호 펀드까지 결성됐다.

지난해 하이록코리아[013030]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해 올해 한국단자에서 행동주의 정점을 찍었다.

쿼드자산운용은 한국단자가 케이티인터내쇼날에 일감을 몰아줘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케이티인터내쇼날과의 합병, 배당성향 35% 이상 확대, 주주와의 소통 강화 등을 요구했다.

한국단자는 지난 2월 총주주환원율을 2026년까지 연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30%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투자자·주주와의 소통도 정례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커스의 자사주 소각은 주주와의 논의 후 오래되지 않은 시점에 전격적으로 결정된 사안"이라면서 "상법 개정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는 분위기를 피부로 감지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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