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기획재정부에서 통과시켜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드린다"

지난 5월 말 열린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공단관리슬롯커뮤니티를 국고로 충당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민연금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로부터 제기된 공단관리슬롯커뮤니티를 보험료에서 충당하지 말라는 지적에 따라 조규홍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605억원을 최대한 확보해 달라"는 말로 운을 떼었다.

노동계 측 기금위원들을 중심으로 공단관리슬롯커뮤니티 전액에 대한 국고 투입 필요성을 공감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강석윤 상임부위원장은 "(국민연금 운영 시)인력 확보나 프로세스 강화 등 여러 비용이 수반되는데 매년 100억원으로 묶어놓는 것은 심하다"고 꼬집었다.

국가 예산 편성 역할을 하는 기획재정부를 콕 집으며 공단슬롯커뮤니티뿐만 아니라 내년 계획안상 65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출산크레딧 지원까지 국고로 충당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이태환 수석부위원장은 "공단관리슬롯커뮤니티와 출산크레딧 지원 등 정부내부수입에 대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기획재정부가 통과시켜 달라"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측 기금운용위원인 김범석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나온 발언이었다.

공단슬롯커뮤니티를 전액 국고로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은 10년 넘게 제기됐지만,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 해묵은 논쟁이다.

국민연금제도가 처음 시행됐던 1988년부터 1991년까지는 국가가 전액 지원했지만, 2010년부터 100억원만 정액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매해 이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지난 30년간 슬롯커뮤니티는 연평균 7.6% 상승했는데 100억원만 지원되니 국민연금기금으로 부담하는 비용이 계속해서 커졌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런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지난 5월 기금위 이후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단슬롯커뮤니티를 전액 국고로 부담하도록 하는 국민연금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는 공단슬롯커뮤니티를 국고로 부담할 경우 국민연금기금을 약 111조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국민연금 연평균 투자수익률이 5.5%임을 감안할 때 이 금액을 다른 투자처에 활용하면 2071년 기준 미래가치는 약 303조원에 달한다고 전망했다.

노동계 측 기금위원들의 강력한 요청이 이어지자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기금이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고, 그때 국고를 지원하게 되기 때문에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지금부터 국고를 투입하나 고갈 이후 국고를 투입하나) 저희는 별 차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그런 부분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에서는 반대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금융회사에서 자금은 운용할 때 거기에 수반되는 비용은 금융회사가 내는 게 맞는다고 볼 수 있다"며 "국고에서 꼭 나가야 하는지 같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부 송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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