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3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반영하면서 글로벌 금리에 연동되는 흐름이 나타날 전망이다.
간밤 공개된 7월 CPI는 대체로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다.
미국의 7월 전품목(헤드라인) CPI는 전월대비 0.2% 상승하면서, 6월(0.3%)보다 다소 둔화했다. 시장 예상치(0.2%)에는 부합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2.7% 올라 6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 예상치(2.8%)를 소폭 밑돌았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6월(0.2%)보다 오름세가 가팔라졌지만 시장 예상치에는 부합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3.1%로 올라 6월(2.9%)에 비해 0.2%포인트 높아졌고, 예상치(3.0%)를 다소 상회했다.
큰틀에서는 대체로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지만, 전품목 CPI 대비 근원 CPI가 보다 더 끈적한 흐름을 보인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의 영향력이 아직은 제한적인 것처럼 보이는 가운데 서비스 물가의 오름세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세부적으로 항공료는 전월 대비 4.0% 상승하며 6월의 0.1% 하락에서 급반전했다.
의료 서비스 항목은 전월대비 0.79% 상승해 6월의 0.5% 상승에서 각도가 더 가팔라졌다. 2022년 9월 이후 최고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미 국채 금리는 장단기 구간의 방향이 엇갈리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전 거래일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3.7bp 내린 3.7330%, 10년물 금리는 0.4bp 오른 4.2910%로 나타나면서, 커브가 가팔라졌다.
금리 인하 기대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CPI 발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서 파월 의장을 향해 "'너무 늦는' 파월은 금리를 지금 내려야 한다"며 금리 인하가 늦어지면서 미국 경제가 본 피해가 "계산할 수 없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연준 건물 개보수 등과 관련해 파월 의장에 대한 소송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조기 사임과 금리 인하를 동시에 압박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9월에 '빅컷(50bp 인하)' 단행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시장에 빅컷 기대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베선트 장관이 직접 테이블 위로 이슈를 올린 것이다.
연준 이사로 지명된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증거는 전혀 없다"면서 "많은 사람이 관세발 인플레이션을 예상하고 비관적인 전망을 했지만, 그 예측은 전혀 맞지 않고 지금도 맞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간밤 공개발언에 나선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등 주요 연준 인사들은 여전히 신중한 스탠스를 취했다.
이중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오클라호마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이 지금까지 미미하다고 해서 이를 금리인하의 기회로 봐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장은 글로벌 분위기를 다소 따라가면서도 완전히 연동되기는 주저하는 흐름을 보일 듯하다.
8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점차 다가오는 상황에서, 미국과 우리나라의 여건이 사뭇 다르다는 인식이 있는 듯하다.
마침 전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유지했다.
1% 안팎으로 상향 조정 가능성을 보고 있던 시장에는 '롱(매수)' 분위기를 가중할 수 있었지만, 이와 함께 전해진 브리핑에서 '금리 인하의 시급성은 지난 5월에 비해 많이 축소됐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그 압력이 상쇄됐다.
이날 한국은행이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공개하는데, 최근 가계부채 추이와 이에 대한 한은의 진단 및 전망을 엿볼 수 있을 듯하다.
아울러 전일 장 막판 국고채 30년물 및 50년물 등 초장기물이 급격하게 약해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는 10년 국채선물까지 약세 압력을 더했다.
국고채 50년물 입찰을 이틀 앞두고 초장기 롱 포지션에 대한 일부 언와인딩 움직임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초장기물이 약한 흐름을 보일지가 관건일 듯하다.
이날 오후 국정기획위원회가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어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한다. 개장 전 기획재정부는 7월 고용동향을 발표한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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