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어닝 쇼크' 주범에서 3Q 일등공신으로
"삼성전자, '메모리 슈퍼사이클' 수혜"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신고한 배경에는 반도체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됐다.
다른 사업부들이 골고루 선전한 가운데 특히 메모리사업부가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이익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86조원, 영업이익이 12조1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8.72%, 31.81% 증가했다.
실적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10조원 안팎으로 추정했는데, 이를 넉넉하게 능가했다.
'깜짝 실적'의 일등공신은 역시 반도체였다. 직전 분기에는 삼성전자가 별도 설명자료까지 내게 했던 '어닝 쇼크'의 주된 원인이었지만, 3개월 만에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서버 증설 투자를 계속해서 늘리며 메모리 수요가 견조했다.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는 서버용 제품군 중심의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내년까지도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가장 큰 생산능력을 갖춘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AI 랠리'를 두고 "성장률이 3년째 꺾이지 않는 트렌드는 30년 전 인터넷 인프라 사이클 이후 처음"이라며 "5년 내외의 반도체 장기 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날 분석했다.
그간 삼성전자의 걱정거리였던 고대역폭 메모리(HBM)도 주문형 반도체(ASIC) 고객사를 중심으로 출하량이 늘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HBM 출하량이 직전 분기 대비 107% 급증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달 초 발표된 오픈AI와의 초대형 파트너십은 넉넉한 HBM 수요를 재확인하는 계기였다.
이를 종합하면 메모리사업부는 7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담당한 것으로 추산됐다.
대규모 적자를 내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사업부도 가동률 상승에 힘입어 1조원 안팎까지 손실 폭을 줄인 것으로 관측됐다. LS증권은 파운드리의 적자를 7천억원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4분기 HBM3E(5세대 HBM) 12단 북미 주요 고객사(엔비디아) 공급망 진입 이후 HBM4(6세대 HBM)까지 이어질 사업 경쟁력 회복, 차세대 갤럭시 제품의 엑시노스 2600 탑재, 추가 대형 고객 수주 등이 기대되는 파운드리 실적 반등을 예상한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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