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일가 1.7조 주식 매각에 회사 진정성 의심"

이재용 회장·정현호 부회장 등에게 공문 보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005930] 지부(초기업노조)는 회사가 도입을 발표한 성과연동 주식보상(PSU) 제도가 초과이익성과급(OPI) 감소로 이어질 것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초기업노조는 20일 이 같은 지적을 담은 공문을 이재용 회장과 정현호 부회장, 전영현 디바이스설루션(DS)부문장,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등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초기업노조는 회사가 PSU를 지급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면 자본비용이 변동해 OPI의 재원이 되는 경제적부가가치(EVA)도 증감할 것이라며 "PSU가 OPI 재원에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VA는 영업을 통한 재무 성과에서 자본비용을 빼 구한다.

그러면서 초기업노조는 PSU로 인해 OPI가 감소하면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동의받지 않은 경우에 해당해 근로기준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DX부문과 DS부문의 성과급 재원을 분리한다고 했던 기존의 입장과 달라 성과급 산정의 형평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도 했다.

초기업노조는 이와 관련해 이날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초기업노조는 PSU가 일반적으로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보상 제도라면서 이를 12만5천명의 직원에게 확대 적용해 주가 상승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초기업노조는 "실제 성과 외에 우연한 외부요인의 영향이 미치기에 성과에 따른 보상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17일 삼성 총수 일가가 약 1조7천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 매각을 위한 유가증권 처분신탁 계약을 체결한 것도 문제 삼았다.

초기업노조는 "PSU 제도 취지와 모순되는 행보"라며 "회사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20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장 대비 0.31% 하락했다. 코스피는 1% 안팎으로 상승했다.

이 밖에도 초기업노조는 일회성 제도인 이번 PSU를 지속되는 제도처럼 발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했으며, 자사주 소각 의무화나 금융 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율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시도라는 의심도 거두지 않았다.

초기업노조는 이러한 지적에 대한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을 오는 24일까지 기다리겠다면서 직원들의 동기부여가 목적이라면 제도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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