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테마섹 벤치마킹…상업적 베이스로 운영"
"물납주식 등 다양한 재원 고민"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한국형 국부펀드와 관련해, "작은 돈으로 시작해 수익률을 높여, 나중에는 글로벌리한 '키 플레이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꿈을 가지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재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한국형 국부펀드의 구상을 이같이 설명했다.
기재부는 이날 1천300조원에 달하는 국유재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싱가포르의 테마섹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국부펀드'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한국형 국부펀드와 한국투자공사(KIC)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KIC는 외환보유고 수익을 내기 위해 특별히 해외 쪽에 달러 베이스로 투자하는 것이라, 국내 쪽은 아니다"며 "한국형 국부펀드는 국내든 해외든 수익을 낼 수 있는 상업적인 베이스로 운영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싱가포르 테마섹은 기본적으로 미래 발전 가능한 산업에 인수·합병(M&A)이나 투자하고, 건물 매수도 많이 하고 있다"며 "KIC는 그런 식의 운영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사악한 분야가 아니고 수익률 10%, 20%를 높일 수 있는 아이템만 있다면 부동산이든 산업이든 가리지 않고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재원 조달에 대해선, 대규모 출범보다는 단계적인 확장 전략을 제시했다.
테마섹 역시 2억달러 수준에서 시작에 3천200억달러에 달하는 펀드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특히, 세금 대신 납부받은 물납주식도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구 부총리는 "물납받은 주식을 더욱 사서 경영권을 붙여 매각할 수도 있고, 다양한 형태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기룡 기재부 차관보는 "어떻게 재원을 조달할지에는 실무차원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며 "재원 조달의 안정성,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투자처에 대해 강 차관보는 "테마섹도 그렇지만, 한국형 국부펀드도 국내 투자를 가장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한편, 기재부는 이날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에 한해 지주회사가 손자회사의 자회사(지주회사의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도록 하는 규정을 50%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첨단전략 산업을 키워 지속 가능한 혁신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취지다.
다만, 기재부는 해당 방안이 '금산분리 완화'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강 차관보는 "금산분리 완화가 아니라 첨단전략산업 투자 촉진을 위해 규제를 개선한다는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 사전심사, 지방투자 의무 등 여러 전제 조건이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구체적인 내용을 내년 1월 발표하는 '경제성장전략'에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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