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노현우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로 낮춰잡았다.
주요 투자기관(IB)들이 줄줄이 올해 0%대 성장을 예고한 가운데, 국책연구원도 이에 동참하면서 올해 우리 경제가 금융위기급 한파에 내몰릴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KDI는 14일 발표한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2월 발표했던 전망치 1.6%의 절반으로 급격히 낮춘 수치다.
KDI의 예상대로 올해 우리 경제가 0.8%대 성장에 그친다면 이는 코로나 팬데믹이 발발한 2020년 0.7% 역성장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하게 된다.
코로나 위기가 전염병으로 경제를 강제로 멈춰세웠던 특수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0.8% 성장은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2008년과 맞먹는 역대 최악 수준이다.
우리 경제가 연간 1% 이하 성장했던 적은 한은이 GDP 통계를 제공하는 1954년 이후 총 다섯 차례뿐이다.
1956년 0.7%를 기록했고, 1980년 마이너스(-)1.5%,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9%, 2008년 금융위기 당시 0.8%, 2020년 팬데믹 위기였다.
역대급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이런 성장 전망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경제에 대한 주요 IB 등의 성장률 전망치는 이미 줄줄이 1% 이하로 하향 조정됐다.
JP모건체이스는 우리 경제가 올해 0.5%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0.6%를 예상했고, 골드만삭스와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0.7%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우리나라 올해 성장 전망치는 0.8%고 바클레이즈는 0.9%를 전망했다.
그나마 노무라와 UBS는 1.0% 성장을 기대했다. 노무라는 다만 반도체에 대한 관세가 부과될 경우 성장률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8개 기관의 평균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0.8%에 그쳤다.
국내 주요 연구기관에서도 올해 성장률의 대폭 하향 조정이 단행된 바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7일 수정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의 올해 성장률을 KDI와 마찬가지로 0.8%로 제시했다. 금융연구원은 기존 2.0%의 절반 이하로 전망치를 낮췄다.
금융연구원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민간 소비 회복이 둔화하고 누적된 수주 부진 영향으로 건설투자가 크게 부진한 가운데 미국 관세 인상 여파로 수출도 위축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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