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대선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첫 TV 토론회가 열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의 관심이 쏠린 대선 TV 첫 토론회의 주제는 '경제'였다. 모든 후보가 최근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감을 표하고 향후 경제발전을 위한 공약을 앞에 내세운 만큼 이번 토론회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본 대선 첫 TV 토론회에 대한 반응은 실망감이다. 구체적인 정책경쟁 없이 쳇바퀴 신경전 속에 토론은 쟁점 없이 겉돌다가 끝났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과 가상자산, STO(토큰 증권) 등 대선후보 공약에 나온 경제정책은 토론의 대상조차 되지도 못했다.
이번 대선을 통해 오랜 기간 묵혀왔던 코리아디스카운트 해법이라든지 가상자산, STO 법제화라든지 중요한 자본시장 경제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기대했던 시장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정책을 대선 후보들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없었다.
단지 상대방의 정책을 비판하는 용도로 잠시 등장했을 뿐 왜 그 정책이 문제가 있고 어떤 다른 해결 방안이 있는지 비판적인 해결책이 제시도 되지 못했다.
이번 TV 토론회에서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코스피 5천시대' 공약에 대해 "이재명 후보가 '주식을 처음 경험할 때 친구의 권유나 이런 것으로 작전주로 경험했다'고 본인이 얘기한 바 있다"며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인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주주의 강압적인 물적 분할 등을 통해 일반 주주들이 손해 보는 상황 속에서는 주가가 안 오른다"며 "이재명 후보가 표가 된다고 생각해 부산 가서 HMM이니 SK해운이니 민간 기업을 민영화 앞두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옮겨버리겠다고 했다. 그런 게 바로 주식 시장에 있는 이재명 리스크"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런 비판 이후 이에 대한 해결책이나 다른 증시 부양책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최근 시장에 큰 관심을 받는 스테이블 코인 역시 이준석 후보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공약'을 비판하면서 "달러 담보의 스테이블코인 이외에는 사용되는 사례가 없다. 그중 테더(USDT)와 유에스디(USDC) 코인의 시장 지배력이 90%를 차지하고 있는데, 둘의 차이점에 대해 알고 있냐"고 묻는 것에 그쳤다.
원론적인 용어와 사례를 이용한 비판일 뿐 스테이블 코인 정책을 앞으로 어떤 식으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은 빠져있었다.
대선이 시작되면 금융투자업계와 가상자산업계는 이번 선거를 통해 그동안 쌓여있던 시장 개방과 규제 철폐, 법제화 등 다양한 과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STO 법제화는 여야 모두 대선 공약으로 채택하면서 대선 직후 7~8월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업계에서도 이번 토론회에서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길 기대했지만, TV 토론회는 실망스러웠다.
업계 관계자는 "대선 정책에 대한 후보의 강력한 의지표명 등 새로운 시장에 대한 정책이 공개되길 기대한 TV 토론회였지만 상호 비방만 하는 알맹이 없는 토론회였다"며 "대선 공약이 실제 이뤄질지에 의문이 든 TV 토론회였다"고 평가했다.
경제 정책에서 금융시장 정책은 늘 우선순위에서 밀려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가상자산 시장과 STO 시장 등 자본시장에 대한 변화에 기대감이 높은 만큼 대선 후보들은 향후 정책의 진정성과 구체적인 실천으로 유권자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다. (증권부 장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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