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코 비앙키 존스홉킨스대 교수 발표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인플레이션이 예상 밖으로 크게 오름에 따라 부채의 실질가치가 하락한 것이 정부 재정 조달에 상당한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2025 BOK 국제컨퍼런스' 1일차 3세션에서 프란체스코 비앙키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OECD 국가에서 재정 요인이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 : 2020`2023년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미래의 조세인상이나 정부 지출 삭감 등 전통적 재원 조달방식보다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부채 가치 감소가 재정조달에 도움을 줬다.

해당 논문은 재정적 물가이론(FTPL)을 토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재정과 물가간의 상관관계를 실증 분석했다.

FTPL은 정부가 세금인상이나 지출삭감 없이 인플레이션을 통해 부채의 실질가치를 감소시킴으로써 재정균형을 달성하는 매커니즘이다. 전시경제나 비상시기에 나타나는 부분적 디폴트 형태를 의미한다.

비앙키 교수는 "팬데믹 기간 중의 재정지출 확대가 높은 인플레이션의 주요 요인일 수 있으며, 실질 재정 조달의 상당 부부분이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에 기인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은 인플레이션에 의한 재정조정 규모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자 고정효과 패널분석으로 인플레이션 반응 계수를 추정했다.

이에 따르면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근원 CPI 반응 계수가 각각 0.79, 0.84로 추정됐다. 약 80%가 인플레이션에 의해 조달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복합 정부지출 변수'를 활용해 국가별 부채구조에 따른 인플레이션 반응의 이질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초기 부채비율이 높거나 부채의 평균만기가 길수록 인플레이션 반응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FTPL의 이론적 타당성을 뒷받침했다고 비앙키 교수는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반응은 2022년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하는 언덕 모양(hump-shape) 패턴을 보여, 재정지출 충격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되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는 가격 경직성, 정책 학습효과, 부채 만기구조 등의 요인으로 인해 재정지출 충격이 즉각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기보다는 물가에 서서히 전가됨을 의미한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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