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자산운용, 공개서한 통해 강력 반발

"인적분할 문제없다는 주장은 잘못"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파마리서치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 결정에 대해 기관투자자가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머스트자산운용은 16일 파마리서치 지분 약 1%를 보유한 주주로서 "회사분할결정에 대한 당사 의견"이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이 서한에서 머스트자산운용은 이번 분할이 "전체주주를 위한 결정인지 대주주만을 위한 결정인지 의문을 갖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특히 "개정될 상법에 이번 회사의 의사결정이 전체주주에게 충실한 결정이었는지 물어볼 의사가 있다"고 밝혀 법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적분할이라고 문제없다는 것은 착각"

머스트자산운용은 파마리서치가 인적분할을 선택했기 때문에 물적분할과 다르다는 회사 측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두용 머스트자산운용 대표는 "모든 물적분할은 나쁘고, 모든 인적분할은 좋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인적분할 후 현물출자한 모습은 물적분할 후 자회사가 독립상장한 모습과 결과적으로 똑같은 형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되는 중복상장 문제는 한국 자본시장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주제 중 하나"라며 "이러한 구조를 가진 회사들은 통상적으로 본래 기업가치에 비해 할인되어 거래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절차 선택한 진짜 이유는?

머스트자산운용은 파마리서치가 굳이 복잡한 두 번의 절차를 거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김두용 대표는 "지주회사 형태 운영이 필요하다면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하고 재상장하지 않으면 된다"며 "간단한 물적분할 한 번이 아닌 복잡한 인적분할과 현물출자 두 번의 절차를 거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성장하기에도 바쁜 회사가 약 1년이 소요되는 복잡한 절차를 거치면서 자본시장에서 예민하게 싫어하는 모-자회사 중복상장 구조를 신규로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대주주 지배력 강화 vs 전체주주 거버넌스

머스트자산운용은 이번 분할의 핵심 문제를 지배구조 변화에서 찾았다.

김 대표는 "분할 후 현물출자를 통해 모회사 대주주 지분율이 현재 약 30%에서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대주주 지배구조 효율성 향상과 전체주주 거버넌스 악화가 충돌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상장회사는 누가 누구를 지배하는 구조가 아닌, 전체주주의 이해관계 시스템이 잘 균형 잡힌 거버넌스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향후 현물출자 과정에서 발생할 이해관계 충돌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머스트운용은 "교환비율에 따라 대주주와 소수주주들의 이해관계가 크게 달라지고, 두 상장회사 간 소수주주 사이에서도 이해관계가 충돌될 수밖에 없다"며 "상당한 소모적 충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마리서치는 지난 13일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 계획을 공시한 후 당일 주가가 17.11% 급락했다. 시가총액은 약 1조원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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