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물길이 지형의 높낮이와 장애물에 따라 바뀌듯 돈이 흘러가는 흐름도 성장률과 위험에 따라 바뀐다. 자금이 모이는 곳은 다른 곳보다 높은 기대 수익률이 형성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제도와 세금에 따라서 수익률은 큰 영향을 받는다. 현재까지도 대한민국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투자처는 단연코 '똘똘한 한 채'로 설명되는 부동산이다. 이는 현재 가계 보유 자산 비중에서 부동산이 75% 이상으로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걸로 증명된다. 이에 대한 부작용은 국내총생산(GDP)의 90%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다. 지난 주말 열린 고위당정협의회는 이런 현재 모습을 생산적으로 바꾸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됐지만 그렇지 않았다.

정부가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한 세제 개편안을 확정 짓는 결정이 쉽게 내려지지 않을 모양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최근 열린 당정협의회에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으로 유지해달라고 전달했지만 "당과 정부 의견이 합치가 안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주식 시장에 들어온 투자자 외에 부동산 투자하는 분들 등을 유인해 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자본을 제대로 조달받을 수 있게 한다면 결국 기업에도 도움 된다"며 "큰 흐름을 바꾸려고 하면 크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27 대출 대책 이후 추가 부동산 대책도 아직이다. 외국인 부동산 탈세와 관련해 49명을 세무조사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주간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6·27 대책 시행 6주 만에 확대 전환했다. 이는 매수 관망세로 수요가 줄었음에도 재건축 단지와 역세권 등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거래가 체결된 영향이다. 또 8월 들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도 약 2조원이 빠르게 불어났다. 7월 전국 아파트 상승 거래 비중이 44.4%로 6월(46.5%) 대비 2.1%포인트(p) 하락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공급 등 추가 대책 소식이 아직 들리지 않는 점이 부동산 시장 안정에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한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30%나 오른 데는 새로운 정부가 내건 코스피 5천 시대 '이야기'가 심리적으로 큰 몫을 했다. 상법 개정과 글로벌 달러 약세 등도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했지만, 국내외 모두에서 투자금이 유입된 배경에는 코스피 5천이라는 이야기의 힘이 있다. 여기에는 부동산으로 흘러가던 자금줄을 증시로 돌리겠다는 현 정부의 의지 표명이 한몫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이야기는 투자자가 생각하는 방식을 지배한다. 투자와 관련된 심리적 편향을 비판적으로 바라봤던 투자 전문가 제임스 몬티어는 '듣기 좋은 이야기에 홀리면 증거가 없어도 많은 투자자가 믿어 버린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전에 투자자를 홀렸던 이야기를 인제 와서 부정할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 (디지털뉴스실장)

liberte@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본 기사는 연합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0시 2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키워드

#AI뉴스
[이종혁의 온라인카지노 총판 벳위즈] 반쪽짜리로 코스피 5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