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더 이상 미국 경기 상황을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들이 높은 상승률을 견인하면서 지수 전체가 왜곡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B.라일리 웰스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인공지능(AI) 열풍의 수혜를 받고 있는 시가총액이 큰 상위 5개 기업만을 중심으로 본다면, (S&P500지수를) 경제활동의 지표로 활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간 S&P500지수는 미래 경기를 예측하고, 경기침체 가능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돼왔다. 실제로 컨퍼런스보드(CB)는 S&P500지수를 자사 경기선행지수 10개 구성요소 중 하나로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S&P500지수 내 상위 7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에 달하면서 이들 소수 종목이 지수 전체를 과도하게 끌어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상위 5~7개 종목을 제외한 지수가 오히려 더 경기 상황을 잘 보여줄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호건 전략가는 "동등 가중치를 적용한 S&P500이나 나머지 495개 종목을 본다면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8%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시가총액 상위 7개 종목의 상승률 중위값은 20%가 넘지만, 나머지 493개 종목의 상승률은 5%에 그치고 있다.
S&P500지수 상승세와 달리 최근 기업 실적 발표에서도 경기 둔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간밤 실적을 발표한 월마트(NYS:WMT)의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68달러였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0.74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타깃(NYS:TGT)도 2분기 EPS가 2.0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5% 급감했다고 밝혔다.
호건 전략가는 S&P500지수 구성 종목 대다수가 아직 50일 이동평균선 아래 머물고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50일 이동평균선은 단기 모멘텀 지표로, 시장 전방이 그리 강하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그는 부연했다.
골드만삭스의 바비 몰라비 트레이더도 "그간 S&P500지수는 선행지표로서 지수가 선도하면 경제지표가 이를 뒤따라오는 경향을 보였지만, 이제는 이 둘이 완전히 분리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지수는 상위 5개 종목과 AI, 금융, 국방이라는 3가지 테마, 모멘텀 만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를 더 이상 '시장'이라고 볼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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