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이 평년 기온을 훌쩍 웃도는 극한고온 상황의 기후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비선형적으로 급증하고 있으며 온난화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도 지속해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8일 특정 월의 가장 높은 날 기온이 해당 월의 과거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이 상위 5% 이내에 드는 경우를 극한고온 상황으로 가정하고 물가 영향을 분석한 '극한 기상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극한고온 상황에서 1℃ 단위 기온 충격은 물가를 연간 0.11%p 올리는 영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최고 기온이 평년보다 5℃ 이상 높은 충격이 발생했을 경우는 연간 0.55%p 물가를 올리는 것으로 측정됐다.

반면 최고 일평균 기온이 월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이 5% 아래인 일반적인 고온 상황에서는 1℃의 기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약 0.04%p로 추정됐다.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극한 고온 충격이 발생하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비선형적으로 급속 확대되는 셈이다.

호우도 마찬가지로 물가에 비선형적인 상승 압력을 가했다.

일반적인 호우 상황에서 10mm 강수 충격은 0.02%p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극한강수 구간에서 10mm 강수 충격은 물가를 0.05%p 높였다.

한은은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극한기상 충격의 비선형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이상고온이나 폭우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또 "기상청 기후전망을 반영해 미래 물가상승률 변화를 추정해 보면, 극한기상 현상 심화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은 지속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기후대응 노력의 지연으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될 경우, 고온충격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이 2031~2050년 중 0.37~0.60%p, 2051~2100년 중에는 0.73~0.97%p로 현재(0.32~0.51%p)보다 2배가량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극한기상 현상이 일상화되는 상황에 대비해 중장기적 시계에서 실물·금융경제, 통화정책 운영 여건 등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정책 마련을 위한 연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jwoh@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5시 1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