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여신전문금융채권 확보를 위한 증권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증권사가 여전사에 골프 접대에 고가 선물까지 제공하는 영업 행태를 보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자칫 발행시장을 통한 공정한 가격 형성은 물론 합리적인 거래 구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다수의 증권사는 이달부터 내달까지 여전사의 발행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골프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통상적인 영업 관행으로 볼 여지도 있지만, 과거 관리자급에 주로 한정됐던 접대 범위가 최근에는 실무자들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참석자들에게 고가의 선물을 제공하거나 계획 중인 곳들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여전사에 대한 증권사의 접대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레포펀드가 호황을 구가하면서 여전채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레포펀드는 통상 공사채를 매수해 이를 담보로 여전채를 추가 매수한다. 여전채를 담보로 한 차례 다른 채권을 더 사기도 한다.

수익자의 자금을 받아 펀드를 설정하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여전채를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역량으로 여겨질 수 있는 셈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작년과 달라진 점은 올해 사모펀드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여전채 한 종목을 두고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수수료를 낮춰도 좋으니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기류가 강해졌다"고 말했다.

발행사와 접촉해 여전채 한 회차 발행 물량을 한 주체가 다 가져가는 일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사는 통상 펀드를 설정하고 운용하는 주체가 아니지만, 최근엔 일부 증권사가 펀드에 2종 수익권자로 참여하면서 사실상 '한몸'으로 움직인다는 지적이 나온다.(연합인포맥스가 올해 3월27일 오후 1시5분 송고한 '레포펀드의 위험한 레버리지 설계…여전사·증권사도 한몸' 기사 참조)

금융권에서 업무 추진을 위한 교류 자체를 문제 삼을 일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공정한 업무수행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해 보이는 접대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영업행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여전사의 경우 직원 윤리강령 등을 통해 임직원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와 금전, 선물 등 유무형의 이익을 받거나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발행 절차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증권사가 큰돈을 써가며 행사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며 "회사별로 성격은 다소 다르지만 결국 여전채를 더 받기 위해 큰돈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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