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금 가격이 몇 달간 이어진 눈부신 상승세를 보인 끝에 이번 주 들어 주춤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이 기술적 요인에 의한 조정이나, 금 시장에 일종의 '광풍'이 불면서 버블 구간에 진입했을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23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MRB 파트너스의 피터 퍼킨스 글로벌 전략 파트너는 "금의 펀더멘털은 크게 변한 게 없다"며 "달러가 약간 반등한 정도가 유일한 변화일 것"이라고 말했다.
퍼킨스는 "이번 하락은 상승세가 지나치게 과열된 이후 나타난 기술적 조정의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7229)에 따르면 금 가격은 이번 주 월요일 이후 약 7% 하락했으며 이날도 1% 이상 하락하며 이틀째 약세를 이어갔다.
이는 연초 이후 63% 급등한 뒤 나타난 첫 큰 조정이다.
금 가격은 지난 20일 4,398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하루만에 전장보다 5.7% 하락했다. 팬데믹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이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이른바 '화폐 가치 절하(debasement) 거래'의 일환으로 금에 몰려들었다.
이는 정부의 무분별한 지출, 누적되는 부채, 그리고 또 한 번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하기 위한 헤지 수단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금, 인플레 헤지에서 '밈 주식'처럼…"일종의 광풍"
퍼킨스는 "금의 모멘텀 지표가 1985년 이후 기준으로 평균에서 3표준편차 이상 이탈했다"며 "이번 하락은 과열된 모멘텀 거래가 풀리는 자연스러운 조정"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핌코의 공동 창립자 빌 그로스는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온 금이 올해 들어 '밈 주식(meme stock)' 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티게이 래셔널 에퀴티 아머 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 또한 "현재 금 시장에는 일종의 광풍(mania)이 일고 있다"며 "금 시장이 버블에 진입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모두가 주식의 위험성이나 버블을 말하지만 금의 경우 이제 '무위험 자산'처럼 여겨지고 있다"며 "아무도 금값이 너무 높다고 의심하지 않는다. 바로 그 순간이 의심해야 할 때"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 금 장기 상승 여력은 여전…조정은 불가피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금의 장기 상승 여력은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울리케 호프만-부르차르디 글로벌 주식 부문장은 "정치적 불확실성, 높은 정부 부채 수준,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여전히 금값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금 가격이 현재 수준에서 약 15% 상승해 4천7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퍼킨스는 "금이 너무 과매수(overbought) 상태에 들어섰기 때문에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이 정도 수준의 과매수 영역에서는 조정 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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