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하는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밋업'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1 ksm7976@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국민의힘은 "빚투(빚내서 투자)를 레버리지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발언한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향해 "반시장적 대출 규제로 정권의 맞춤 정책을 만든 인물이 이젠 '빚투는 레버리지'라며 국민에게 빚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조용술 대변인은 5일 논평을 통해 "서민 대출은 막아 출세하고 이제 빚투의 깃발을 흔드는 권대영의 이중성"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사무처장 시절 6·2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강력한 대출 규제를 주도한 인물"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그를 두 차례나 공개 석상에서 칭찬하며 '잘했다', '보고 베껴라'라고 말했고, 차관급인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파격 승진시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때부터 서민과 청년, 중산층의 내 집 마련 꿈은 사실상 막혔다. '주거 사다리 걷어차기'가 한 명의 펜 끝에서 일어난 것"이라며 "헌법이 보장한 시장경제 원칙은 불법 투기를 막되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지만 권 부위원장은 수도권에 살고 있는 절반의 국민을 잠재적 투기 세력으로 규정하며 시장의 자유를 억눌렀다"고 꼬집었다.

조 대변인은 주식시장 신용거래융자잔액이 25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에 근접한 점을 거론하며 "내 집 마련의 길이 막히자, 빚을 낸 청년과 서민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정부가 기업 경쟁력 강화보다 빚투를 통한 단기 주가 부양에 기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어 "이것이야말로 '빚 권하는 사회'의 핵심적인 모순"이라며 "대출을 틀어쥐고 출세한 자가 이제 빚투를 권장한다면, 이는 공직자의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권 부위원장은 이중적이고 경솔한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상황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정책의 일관성 부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국민에게 빚투를 부추기기보다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돕는 합리적 제도부터 복원해야 한다"며 "'집 사는 빚은 죄악, 주식 빚은 미덕'이라는 모순된 잣대를 거두고, 헌법 가치에 부합하는 일관된 금융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짚었다.

앞서 권 부위원장은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빚투가 늘어나는 상황과 관련해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빚투를 그동안 너무 나쁘게만 봤는데 레버리지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적정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하고,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d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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