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회의론·미국의 英무역합의 중단 통보 소식까지

이틀째 개인 1조 저가매수에도 2주 만에 4,000선 붕괴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코스피가 2주 만에 4,000선을 하회하며 2% 넘게 급락했다.

간밤 인공지능(AI) 회의론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미국과 영국 간 무역 합의가 중단될 위험에 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수에 하방 압력을 더했다.

1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보다 91.46포인트(2.24%) 내린 3,999.13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4,000선 아래로 내려온 건 지난 2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코스피는 상승 출발한 후 반락했다. 장 초반 4,099까지 오르는가 싶더니, 약세로 전환한 뒤에 낙폭을 2% 넘게 확대하면서 4,0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전날 뉴욕증시가 저가매수로 강세를 보이다가, 3대 지수가 일제히 약세로 마감한 것과 비슷한 흐름이었다. 이날에도 수급상 개인은 이틀째 1조 원 넘는 순매수를 이어갔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 원과 2천212억 원 순매도했다.

지난주 브로드컴의 실적 발표 이후 AI 투자에 대한 회의론을 떨치지 못하면서 투자 심리가 힘을 받지 못했다.

아시아 장에서는 미국이 최대 우방인 영국을 향해 비관세 장벽 해소에 소극적이라며 무역합의 이행 중단을 통보했다는 외신 보도에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영국에 AI와 양자컴퓨터, 원자력 협력을 골자로 한 '기술 번영 합의'(TPD) 이행 중단을 통보했다.

이에 중국과 대만, 홍콩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항셍 H지수는 장중 2% 넘게 급락했다. 미국 주가지수 선물도 하락세를 1%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달러-원 환율도 급반등했다. 환율은 전장보다 6원 상승한 1,477원으로 마감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날 오라클과 브로드컴 이외에도 실적 없이 AI 테마로 주가가 급등한 양자컴퓨터와 우주개발, 원자력 등 소형 종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마이크론 등) 반도체 기업 실적을 앞둔 우려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여기에 미국과 영국 간 무역합의 중단 소식으로 공급망 이슈까지 나오면서 중국 증시 약세, 엔화 강세 등 위험회피 심리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종목 별로는 고려아연과 영풍이 일제히 급락했다.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가 참여하는 합작법인(JV)을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경영권 분쟁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탓이다.

이에 고려아연은 13.94%, 영풍은 13.56% 빠졌다.

한편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최윤범 회장 측과 분쟁을 겪는 영풍과 MBK는 최 회장의 지배력 유지를 목적으로 설계된 신주 배정이라며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16일 코스피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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