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동의서 준비도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내 거래소가 처음 자체 운영하는 야간 선물시장의 성패를 가르는 건 유동성 확보가 될 전망이다.

사실상 거래시간 연장으로 시장 개방성은 확보했지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풍부한 유동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 참가자들은 다음 달 국채선물 등 야간 파생상품시장 흥행의 최대 과제는 유동성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본적으로 주간과 비교하면 야간에는 시장 참가자들 수가 적다. 호가가 얇아진다면 매수·매도 스프레드(호가갭)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호가갭이 벌어지면 적정 가격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상품을 매수하는 쪽은 예상보다 비싼 가격에, 반대로 매도 측은 싼 가격으로 각각 거래하게 된다.

결국 유동성이 부족하면 시장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한국거래소는 이를 고려해 전체 종목 가운데 유동성이 풍부한 종목을 야간거래 대상 종목에 선별했다. 추가로 야간거래 호가의 실시간 가격제한을 정규거래 대비 2배로 확대하면서 호가를 제시하는 부담을 완화했다.

하지만 시장조성자 제도를 도입하지 않아 실제로 유동성이 충분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A딜링룸 관계자는 "야간 국채선물은 의무로 시장 대응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야간에 유동성이 충분할지는 실제로 정식 개장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B딜링룸 관계자는 "호가 제한 범위가 넓어졌다는 건 거래가 잘 안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방증이다"라며 "정규장 마감 후 현물 채권과 선물을 엮어 포지션을 다 맞춰 놓고 있기에 (야간에) 선물 거래만으론 헤지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야간거래 초반엔 다들 지켜보기만 하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역외 투자자는 야간 시장 참여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C딜링룸 관계자는 "외국계 기관을 통해 외인들 (야간 국채선물) 수요가 있다고 들었다"며 "다만 외인이 들어와도 국내 기관이 안 들어오면, 거래가 체결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유동성 외에도 증권사의 고객이 야간거래에 참여하기 위한 기술적 절차도 필요하다. 고객의 야간거래를 위해서는 별도의 고객동의서가 필요한 걸로 전해졌다.

다음 달 야간거래가 정식 시행되기까지 이러한 제반 절차를 정비하는 데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C 관계자는 "모의거래는 전산상 특이점은 없었는데 내부 컴플라이언스에 따라 확인 사항이 많다"며 "야간거래 고객 수요를 조사해야 하고, 동의서도 받아야 해서 (일정이) 빠듯하긴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최대한 테스트 기간에 점검하고 추후에 필요한 절차를 추가로 진행하자는 방향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D딜링룸 관계자는 "(야간에) 유동성이 어느 정도 될지에 따라 본부에서 실제 매매가 이뤄질 것 같다"며 "(매수·매도) 스프레드가 너무 벌어져 있으면, 시장에 진입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모의거래는 정말 모의거래로 진행했기에 해당 부분(유동성)은 파악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딜링룸 딜러
[연합뉴스TV 제공]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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