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무리"…장기적 관점에서는 여전히 글로벌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신정부 기대감에 힘입어 코스피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장기 기관투자자인 연기금은 국내주식을 관망하는 모습이다.

9일 연합인포맥스 매매종합(화면번호 3300)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날 오전 10시24분 기준 코스피를 405억원어치 순매도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지난 4일 이후 코스피시장에서 순매수하며 지난 5일까지 총 644억원 사들였지만, 2영업일 만에 '팔자'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바닥을 다지고 올라오는 동안 연기금은 국내 증시의 주요 매수 주체였다. 하지만, 최근 가파른 상승세 속에서는관망하는 가운데 대체로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에 대해 연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최근 코스피가 이익 실현을 할 만큼 급격하게 올랐다고 평가했다. 현재 코스피는 연초 대비 460포인트(19.4%) 넘게 급증한 2,850선까지 올랐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급등세가 가파르다. 같은 기간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은 2.3% 오르는 데 그쳤고, 일본 대표 지수인 니케이225는 3.95% 하락했다.

A 연기금 CIO는 "정부가 바뀐 거 외에는 큰 이슈가 없는데 코스피가 상법 개정, 주주환원 정책 등 민주당 공약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최근 많이 올랐다"며 "정책이 현실화하는 부분을 지켜봐야 하는데 아직은 기대감이 앞서갔다고 본다"고 판단했다.

그는 "더 올라가면 너무 가파르게 올라가는 거라고 본다. 이번 주에는 조정을 일부 받아야지, 그렇지 않고 수직으로 3,000까지 올라가면 후유증이 클 것"이라며 "추세적인 측면에서 코스피가 5,000을 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바라봤다.

당장 국내주식을 늘릴 계획도 없다. 장기 기관투자자인 연기금 입장에서는 신정부 출범이라는 단기 이슈보다는 국가 기본 체력이 더 중요한데, 한국의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 안팎에 머물고 있다. 인공지능(AI)이나 로보틱스, 전기차 등 신성장 산업에서 뒤처지고 있는 점도 한국을 다른 나라 시장 대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B 연기금 CIO는 "정책 기대감이 여전히 살아있고 달러도 약세고 한국은행이 금리인하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어서 유동성 효과도 있지만, 그동안 워낙 많이 올라서 조심스러워하는 것"이라며 "상승 추세는 계속되겠지만, 하반기 기업실적이 밸류에이션을 받쳐줄 만큼 잘 나올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그는 "국내 증시가 오르면서 지금도 국내주식 비중이 목표 대비 높다"며 "신규 자금을 순증하기보다는 지금 정도 수준에서는 지켜볼 예정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글로벌 증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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