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보험사들이 다음달 책무구조도가 적용을 앞두고 선제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27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KB라이프는 최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CEO)를 분리해 선출하도록 정관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정문철 KB라이프 대표가 겸직하던 이사회 의장직은 김영선 사외이사가 수행하게 된다.
KB라이프는 이를 통해 KB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여성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게 됐다.
KB금융의 보험 계열사 중 KB라이프뿐 아니라 KB손해보험도 이른 시일 내에 이사회 의장과 CEO를 분리해 견제와 감시 기능을 제고할 방침이다.
이사회와 경영진을 분리한 것은 책무구조도 도입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책무구조도 시행 전 53개 증권사와 보험사를 대상으로 사전 컨설팅을 진행했고 그 결과 증권사와 보험사 중 약 47.1%가 CEO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CEO는 회사 내부통제 전반에 대한 운영 책임이 있고, 이사회 의장은 CEO의 총괄 관리의무 이행을 관리·감독해야 한다.
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할 경우 이런 역할 수행이 불가능해 이해 상충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컨설팅 내용과 책무구조도 도입에 앞서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 셈이다.
지배구조 개선과 더불어 내부통제 절차를 정비한 곳도 있다.
메리츠화재는 최근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해 이사회의 경영진 감시 의무를 새로 추가했다.
농협생명 또한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통해 책무구조도 작성 및 변경의 심의·의결 조항을 신설하고, CEO 및 임원들의 내부통제 관리 조치와 보고에 대해 점검하고 개선 사항을 요구해야 한다고 설정했다.
실질적으로 이사회가 경영진을 감시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을 마련하는 셈이다.
앞서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주요 대형 보험사들은 올해 초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면서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하기도 했다.
책무구조도는 올해 1월부터 전체 은행과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시행이 완료됐고, 올해 7월부터는 자산 5조원 이상의 대형 금융투자사와 보험사에 적용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들이 책무구조도를 적용받는 만큼 지배구조 개선 및 업권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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