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온라인카지노엔터 주식 매집한 사모펀드에 1천억 단독 출자

고려아연 "시세조종 행위 일절 관여한 사실 없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영풍은 2023년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즉각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펀드 출자 과정에서 법을 위반하지 않았으며, 어떤 시세조종 행위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영풍[000670]은 1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최윤범 회장이 온라인카지노엔터[041510] 주가조작에 공모했다는 의혹이 규명돼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카카오[035720]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에게 징역 15년,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에게 징역 12년,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풍은 고려아연[010130]이 온라인카지노엔터 주가조작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진 원아시아파트너스의 하바나 제1호 사모펀드에 단독으로 1천16억원을 출자한 정황을 지적했다.

형사재판 증언 등에 따르면 이 펀드는 2023년 2월 10일 배재현 전 투자총괄이 지창배 대표에게 '온라인카지노엔터 주식을 1천억원 규모로 매입해 달라'고 요청한 직후인 2월 14일에 정관을 개정했다. 펀드 정관 개정은 법률 검토 등을 위해 최소 2주일 이상 걸리지만, 출자 요청 기간을 단 1영업일로 축소하고 수익 배분 구조를 원아시아에 유리하게 조정하는 이례적 절차를 거쳤다.

2월 15일부터 고려아연은 해당 펀드에 사실상 단독으로 총 1천16억원(99.82%)을 출자하기 시작했고, 2월 16~17일 해당 자금은 온라인카지노엔터 주식 대량 매집에 활용됐다. 영풍은 검찰이 이를 두고 '공개매수 저지를 위한 장내매수형 시세조종'으로 규정했다고 강조했다.

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임원의 증언에 따르면 카카오가 하이브[352820]의 온라인카지노엔터 공개매수를 저지한 직후인 2023년 3월 최윤범 회장과 김범수 위원장이 만난 자리에서 최 회장이 "배재현 투자책임이 이번에 아주 훌륭한 일을 해 좋은 성과가 있어서 축하드린다"며 "저희하고도 이렇게 간접적으로 앞으로도 서로 협력을 잘해보자"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사이 공모가 의심되는 정황이다.

아울러 지창배 대표는 최윤범 회장과 중학교 동창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풍 관계자는 "펀드의 정관 변경과 자금 집행이 대표이사의 승인 없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최윤범 회장이 해당 구조를 사전에 인지하거나 승인했을 개연성이 매우 높으며, 이는 명백한 자본시장법 위반 혹은 배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카지노엔터 주가조작의 실질적인 자금줄이었던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 대표를 즉각 조사해야 하며, 주식 매입 구조에 대한 사전 인지와 공모 여부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배포해 "일부에서 의도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유휴 자금 일부를 펀드에 출자하는 것은 여러 기업에서 보편적으로 구사하는 자금 운용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해당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에 사실상 단독 출자한 사실을 반박하지는 않으면서도 "온라인카지노엔터 주가와 관련한 어떠한 시세조종 행위에도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일절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26%)로, 최윤범 회장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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