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프랑스가 정치와 재정 혼란에 빠지면서 한때 정치적 혼란과 경제 취약성의 대명사였던 이탈리아보다 금융시장에서 더 나쁜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4일(현지시간) "2026년 예산안을 둘러싼 프랑스 주요 정당들의 싸움과 지난 몇 년간 이어진 잦은 총리 교체로 시장에서는 프랑스가 제2의 이탈리아가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는 오랜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불확실성을 겪었지만, 지난 2022년 조르자 멜로니 총리 선출 이후 안정기를 맞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프랑스는 악화한 재정 전망과 혼란한 정치 상황으로 금융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노무라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현재 프랑스의 재정 전망은 이탈리아보다 더 나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프랑스의 국가 부채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13%로, 이탈리아의 135%보다는 낮다. 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보면 프랑스는 5.8%로, 이탈리아의 3.4%보다 높다.

이탈리아보다 프랑스의 적자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는 의미다.

노무라는 "이탈리아는 개선 중인 반면 프랑스는 전혀 나아지는 모습이 없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도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2년간 총리만 4번 교체했으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조만간 5번째 총리를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가 긴축 재정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오는 8일 하원의 정부 신임 투표를 요청했는데 주요 야당들이 이미 정부를 불신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정부 붕괴 가능성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라는 "프랑스의 재정적자 추이는 불안정한 상태이며, 바이루 정부가 무너질 가능성은 프랑스 정부가 지출을 억제하는 데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미국계 컨설팅사 유라시아그룹의 유럽 매니징 디렉터 무즈타바 라흐만은 다음 주 바이루 총리가 신임투표에서 질 것이라며 "프랑스는 이미 금융시장으로부터 압박받는 상황 속에서 다음 주 참담한 쇼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장 혼란을 반영해 지난 2일 프랑스의 30년물 국채금리는 2008년 이후 최고치인 4.5%까지 상승한 바 있다.

jykim@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1시 1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