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 내 글로벌사업 중심 거점인 '플래그십 오피스' 역할

(홍콩=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한국 회사라는 걸 못 느끼고 있어요. 글로벌 기업 중 한 곳에서 근무한다고 생각해요"

2조1천억 원 수준으로 홍콩 내 한국계 증권사 중 자본금 규모가 압도적으로 큰 미래에셋증권 홍콩현지법인은 현지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대표적인 해외 거점으로 꼽힌다. 70명의 직원 가운데 대부분이 홍콩 및 중국 본토 출신으로, 현지 인력 중심의 조직 구조를 갖추고 있다.

홍샤샤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투자은행(IB) 헤드 역시 현지에서 영입한 핵심 인력 중 한 명이다. 중국 본토, 홍콩, 유럽을 아우르는 20년 가까운 주식발행시장(ECM)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 합류 직전에는 중국공상은행 국제투자유한공사(ICBCI)에서 9년간 근무하며 ECM 분야 전 과정 업무를 총괄했다.

홍샤샤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투자은행(IB) 헤드

◇미래에셋 '플래그십 오피스' 온라인카지노 불법…中 유망기업 프리IPO 성과

홍 IB 헤드는 2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은 그룹 내 글로벌사업 중심 거점인 '플래그십 오피스' 역할을 하고 있다"며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동남아 여러 자회사를 총괄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향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글로벌 IB들과의 차별성을 갖는다.

성장 단계에 있는 중국 유망기업에 상장 전 지분투자인 '프리IPO' 단계부터 투자해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ECM 모델을 확립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프리미엄 산후조리 및 가족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인트밸러'와 중국 자율주행차 및 로봇용 첨단 센서를 개발하는 '로보센스'다.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은 프리IPO를 통해 맺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세인트밸러가 올해 6월 홍콩 주식시장에서 상장을 준비할 때 IPO 주관사로, 로보센서의 올해2월 신주 발행에서는 총괄 코디네이터 및 배정주간사로 참여했다.

홍 헤드는 "IPO 전 단계부터 투자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협업을 이어가며 상장 이후에도 관계를 이어가는 장기 파트너로서 현재도 두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 덕에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은 한국계IB 중 거의 유일하게 홍콩 IPO 시장 활황을 맘껏 누리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IPO 투자에 집중해왔는데 결과가 상당히 좋았다"며 "투자한 기업의 90% 이상이 상장 첫날 혹은 첫 주에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앞으로도 이 분야에 자본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처럼 유망기업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기업을 보는 눈이 중요하다. 홍 헤드는 경영진 미팅 등 매년 200개 이상의 기업을 직접 검토하며 부지런히 다음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다.

홍 헤드는 "시장 내 다른 기관, 혹은 중국 본토의 재무자문사로부터 소개받기도 하고 오랜 경력 덕분에 직접 알고 있는 인연도 많다. 오늘 오후에도 새로운 IPO 후보 기업과 미팅이 예정돼 있다"라며 "꾸준한 시장 탐색과 철저한 펀더멘털 분석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트레이딩 진출 교두보 역할도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은 IPO 외에도 고객에게 더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상품군을 확장할 예정이다.

홍 헤드는 "자체 운용자금뿐만 아니라 제3자 자금 운용 플랫폼을 구축해 고품질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구조화상품, 머니마켓펀드(MMF), 상장지수펀드(ETF) 판매, 일본 IPO, 웹3·가상자산 투자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홍콩은 가상자산 거래 제도가 잘 정비돼 있어 앞으로 사업이 성장함에 따라 실물자산 토큰화 분야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탐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이 홍콩법인을 통한 가상자산 진출을 고려하는 이유는 전통 금융기관이 조만간 혹은 향후 가상자산을 수용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홍 헤드는 "홍콩은 핀테크와 디지털자산 혁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국제금융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다"며 "이러한 제도적 틀은 규제 명확성과 시장 안정성을 보장해 가상자산 관련 비즈니스를 추진하려는 기업에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3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