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들어 국내 증시가 전인미답의 코스피 4,000선을 돌파하면서 아파트로 쏠렸던 가계의 자산증식 경로가 다시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 4,000선 돌파 직후 잠깐의 조정이 있었지만 증시는 탄탄한 모습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양상이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 서울에 아파트 한 채 마련하는 것이 자산 취득의 전부였던 것처럼 받아들여지던 판을 흔들고 있다.
최근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보면 커버드콜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6% 이상의 월지급 분배금을 내건 사례들이 꽤 보인다. 현재 시중은행 정기예금을 통해 받을 수 있는 금리가 12개월 기준 2.35% 정도 되니 꽤 높은 수익률이다. 특정 산업군이 아닌 시장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으면서도 배당을 통해 이 정도 현금흐름을 받을 수 있다면 매력적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현금흐름이 필요해 임대수익을 노리고 상가, 지식산업센터 등 고위험 부동산에 투자하던 사람들에게는 대안이 생긴 셈이다. 따박따박 받을 수 있는 것이 월세 외에도 생겼기 때문이다.
12일 서울 시내 한 상가가 비어 있다. 2025.10.12 ksm7976@yna.co.kr
이런 금융상품 출현은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으로의 머니무브를 촉진할 수 있다. 정부의 10.15 대책 이후 천만원대의 월세가 등장했다고 일부에서 호들갑을 떨지만, 사실 매매가격에 비춰본 아파트 월세 수익률은 그야말로 낙제점이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대장주로 대우받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는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보증금 2억원에 월세 8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면적의 매매거래 사례를 보면 같은 달 초 65억1천만원이 보인다. 해당 매매가를 기준으로 월세 수익률을 산출해 보면 1.5% 정도가 나온다. 원베일리가 아닌 은행 정기예금을 선택했다면 연간 1억4천만원으로 월세보다 많은 금융소득을 얻을 수 있다.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고 6% 분배금을 지금하는 ETF를 선택했다고 하면 3억7천만원으로 월세 수익의 4배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이것만으로 원베일리를 포기하고 금융투자를 선택할 수는 없다. 지난 2021년 20억원 초반이던 원베일리 전용 84㎡ 아파트는 현재 60억원이 넘는 금액에 거래된 사례가 있으니 4년 새 300%나 자산가격이 치솟았다. 만약 1가구 1주택자이고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의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으면 최대 80%까지 양도차익에 대해 공제를 받을 수 있으니 여전히 강남 아파트는 투자 불패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양도차익의 크기와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80%를 공제하는 이런 괴물 같은 정책이 있는 한 부동산으로 집중된 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우리 조세당국은 공정시장가액 비율이라는 전혀 공정하지 않은 방식으로 아파트 가격을 시세와 괴리시켜 낮게 평가하고 있다.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도 시세와 비교하면 낮은데 말이다. 따라서 가계 투자자산의 부동산 쏠림이 단기간 증시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다. 부동산시장의 가격지표를 바로 잡고 왜곡된 특혜를 정상화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 아파트가 지속적으로 시장에 공급될 수 있다는 믿음도 제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비춰보면 현재 공석인 국토교통부 1차관은 조속히 채울 필요가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 정치인 장관이 자리한 상황에서 주택공급의 야전 사령관인 1차관이 공석인 것은 공급 불안을 잠재우는 데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재 국토부 1차관 후보자로 정부 여당과 정치적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부터 국토부 전현직 관료들이 거론된다. 선택은 인사권자의 몫이지만 몇 가지를 당부하고 싶다.
첫째, 지난 정부 3년 동안 막혔던 주택공급을 뚫어내기 위해서는 국토부의 주택정책라인뿐 아니라 초대형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까지 움직일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큰 조직을 움직여 본 경험이 없는 인사가 등장하기에는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둘째, 지난 정부에서 공급위기를 과장하는가 하면 인허가 중심의 공급지표 발표로 시장의 공급 불신 빌미를 줬던 사람들이 발탁돼서도 곤란하다. 특히 지난 정부 국토부는 주택공급 통계에서 준공물량을 누락시켜 실제보다 공급위기가 과장되도록 했던 과오가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 전문 관료라 하더라도 이런 인사들이 발탁된다면 시장은 정부의 공급의지를 의심할 것이다.
셋째, 금융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현재 주택정책은 공급은 국토부가, 수요는 금융위원회가 관리하는 이원체계로 관리되고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 수요정책을 맡은 부처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어야 공급정책도 원활하게 움직일 수 에볼루션 카지노 사이트.
인재가 없는 것 같지만 현역 기관장을 포함해 둘러보면 적지 않다. 전 정부 인사를 장관으로 재기용하는 정도의 실용을 추구하는 이재명 정부라면 얼마든지 적절한 인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모처럼 찾아온 머니무브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주택정책에서도 시장이 '믿을 맨'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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