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슬슬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시작이 어디냐는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불안하니 정부에서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아직 내각 구성조차 하지 못한 정부에 부동산 정책을 내놓으라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르다. 어제 결혼하고 합방했는데 태기가 보이지 않는다고 탓하는 사람 같아 어리둥절한 생각도 든다.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주의적인 노선을 검증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집은 주거의 공간이지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고 했던 과거 민주당 정치인들과 다른 시각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선거 기간 중 아무리 비싸도 아파트를 사겠다고 돈을 싸 들고 오는 사람들을 어쩌겠냐는 취지로 말했다. 집이 주거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투자의 대상이라는 점도 받아들인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가격으로 시작한 정부 온라인카지노 콤프은 하나같이 실패했다. 왜 그런가. 경제온라인카지노 콤프을 잘 시행하면 국민의 소득이 늘고, 늘어난 소득은 주거 환경 개선 욕구로, 즉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수요는 즉각적이지만 공급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걸핏하면 공급부족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소득이 여유 있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규제를 동원해도 막을 수 없다. 강남을 막으면 서초가, 서초를 막으면 송파가, 송파를 막으면 강동이 뛰는 식이다.
지금 서울 아파트 가격은 소득 증가에 기반해 뛰고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주택공급을 서두르는 편이 좋다. 그렇지 않다면 배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22년 하반기 강원도의 무모한 공기업 회생신청으로 단기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모든 부동산개발사업이 멈춰 섰다. 금리 급등에 주택시장이 얼어붙자 정부는 급히 수요진작 정책을 썼다. 2023년 1월 발표한 1·3 대책이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의 신년 업무보고 형태를 띤 이 대책은 규제지역 해제, 전매제한 완화, 실거주 의무 폐지, 청약대상 확대 등 수요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정책당국의 의도가 어떠했든 이 대책은 '둔촌주공 일병 구하기'로 불렸고, 실제로 사업중단 갈림길에 섰던 둔촌 주공은 기적처럼 부활하며 '부동산 불패' 신화를 더욱 공고히 했다.
당시와 지금의 거시경제 환경을 비교하면 단기금리는 안정됐고 3%를 넘던 기준금리도 2%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수요진작책은 '줍줍'으로 불리는 무주택 청약 자격만 일부 손봤을 뿐 대부분 방치하고 있다.
그뿐인가. 저출산 대책이라는 명분으로 주택도시기금은 20조원이 넘는 자금을 주택시장에 투입하고 있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은 '생애최초 갭투자' 자금으로 변질됐다. 온라인카지노 콤프자금이 주택시장을 받쳐주자 시중은행도 슬그머니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빚으로 지은 집'에 가세하고 있다. 정부가 떠받쳐 주는 까닭에 사실상 무위험대출이 된 주담대 시장을 은행이 외면할 이유가 없다. 그러니 시장 냉각기에 도입한 극약처방, 주거복지와 저출산 대책을 빙자한 온라인카지노 콤프대출, 은행의 위험을 대신 책임지는 공적보증 등을 일단 제자리로 돌려놓고 다시 아파트 가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온라인카지노 콤프 당국자들이 가격에 한눈판 사이 정작 중요한 시장 질서가 무너지며 숱한 희생자를 양산하고 있다. 바로 전세 사기다. 2023년부터 본격화한 전세 사기는 본질적으로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비대칭적 권리관계에서 비롯됐다. 국토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에서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연구결과를 발표했지만 국토교통부, 법무부 등 책임있는 당국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대신 주택분양보증이 주업무인 주택도시보증공사를 앞장세워 국민 대신 희생양이 되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공사는 2023년부터 조단위 적자를 보고 있다. 공사의 조단위 적자를 바탕으로 전세사기는 윤석열 정부 최대의 성장산업이 됐다.
임대차 시장에서 비대칭적 권리관계는 주택가격의 하방 경직성을 가져오는 원인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신규 임차인을 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전세보증금을 정해진 날짜에 반환하지 않아도 임대인은 지연이자 등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최악의 상황에서 임차인은 담보주택을 법원 경매에 넣을 수 있지만 법적 절차가 복잡한 데다 해당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처럼 임대인이 버틸 수 있는 제도적인 허점이 구비되다 보니 전셋값은 시장 하락기에도 쉽게 조정되지 못하고 이는 다시 매매가격이 하락기에도 버틸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이재명 대통령을 어떤 이들은 '행정 집행의 달인'이라고 부른다. 굳이 새로운 법과 제도를 도입하지 않더라도 기존 행정 체제 내에서 효과적인 해법을 찾아내는 이 대통령의 행적에서 비롯된 말이다. 경제와 정치가 얽혀있는 아파트 가격이라는 난제에 대해 이재명식 해법은 어떤 것일지 기대해 본다.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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