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미국 증시의 기술주 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학개미들이 주가 하락폭이 큰 중소형 성장주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다.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자금을 투입하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의 하락세가 펀더멘털에 대한 눈높이가 재조정되는 과정일 수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주가 하락에도 식지 않는 매수세… 아이온큐 순매수 3위 기록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10월 21일~11월 19일)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데이터는 낙폭 과대 종목에 집중된 경향을 보였다.
특히 양자컴퓨터 관련주인 아이온큐(IONQ)에 대한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아이온큐 주가는 지난 10월 13일 82달러 고점을 기록한 이후 간밤 47달러 선까지 약 41.6% 하락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들은 해당 종목을 6억6천만달러(약 1조원) 순매수했다. 이는 엔비디아(8억2천만달러), 메타(6억9천만달러)에 이어 전체 순매수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종목들에 대한 관심도 지속되고 있다. 실적 부진 등의 이슈로 주가가 1달러 미만으로 내려간 대체육 기업 비욘드미트(BYND)가 순매수 12위(1억7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최근 조정을 받은 SMR(소형모듈원전) 테마와 양자컴퓨터 관련 지수의 등락폭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상품들에도 3억달러 규모의 순매수 자금이 유입됐다.
◇증권가 2021년 사례 참고해야…실적 가시성 높은 종목 유리
증권가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이러한 매수 전략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한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하락폭이 큰 종목들의 공통점으로 1) 뚜렷한 실적 부재, 2) 높은 개인 투자자 선호도, 3) 상대적으로 취약한 수급 기반을 꼽았다.
오 연구원은 "해당 종목들은 실적보다는 기대감을 바탕으로 밸류에이션이 형성되어 온 만큼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거나 시장 심리가 위축될 때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상황을 2021년 2월의 조정 국면과 비교했다.
당시에도 금리 상승 우려로 적자 성장주들이 급락했을 때 개인 매수세가 유입됐으나 이후 주가 흐름은 실적에 따라 엇갈렸다. 실적이 뒷받침됐던 나스닥 주요 종목들은 비교적 빠르게 반등한 반면, 실적 기반이 약했던 일부 테마주들은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테마주의 추세적인 상승 시점에 대해서도 긴 호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테마주나 적자 성장주가 시장을 주도하는 시기는 대형 주도주가 장기간 상승한 후인 사이클 후반부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현 장세에 대입해 보면 본격적인 테마주 강세장은 2026년 말 이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오 연구원은 "단기 낙폭과대 반등은 가능하나 추세 상승은 지연될 수 있다"며 "실적 가시성이 높은 우량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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