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대법원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관세 부과를 무효로 판단하더라도 해당 법으로 거둬들이는 약 2천억 달러 규모의 수입을 다른 조치를 통해 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1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그리어 대표는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이 주최한 행사에서 "장기적으로는 미 의회가 새로운 무역 규칙을 입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법원이 하급심의 판결을 유지할 경우를 대비한 트럼프 행정부의 백업 플랜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거부했으나 다른 법률을 활용해 새로운 관세 정당성을 확보할 것임을 시사했다.

1977년 제정된 IEEPA에 따르면 대통령은 수입을 규제할 권한이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을 활용해 조세 권한을 가진 의회를 건너뛰고 자신의 행정명령만으로 관세를 신속하게 부과해왔다.

하지만 하급심은 IEEPA가 대통령에게 행정명령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판결한 바 있다.

그리어는 "불공정 무역 관행과 관련해 우리가 가진 다른 도구를 활용하면 필요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상당한 금액이다.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이 관세를 무효로 판단할 경우 기업들이 환급(refund)받기까지 얼마나 걸릴지에 대한 질문에 그리어 대표는 "이는 재무부와 관세국경보호청(CBP)의 결정 사항"이라며 자신이 화요일 CBP 국장과 만났지만 구체적 일정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그리어는 미국이 중국과의 건설적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가 첨단 인공지능(AI) 칩을 중국으로 수출하도록 허용한 결정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이번 주 유럽연합(EU) 기술 대표단과 만난 바 있는 그리어는 EU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브뤼셀이 지난 7월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공세를 자제하기로 합의했음에도 최근까지 전혀 중재가 없었다며 실망을 드러냈다.

앞서 EU가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기업 X에 벌금을 부과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끔찍하다(nasty)"며 비난했고, 폴리티코 인터뷰를 통해 유럽 지도자들을 강하게 공격한 바 있다.

그리어는 미국 정책 입안자들이 여전히 디지털 기술 기업 규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EU가 미국 기업에 자국의 규제 체계를 강요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EU가 자체적인 챔피언(technology champions)을 보유하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는 큰 문제"라며 "그 규제가 미국 밖으로 아웃소싱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U와 이 문제에 대해 건설적 논의를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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