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4일 서울채권시장은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결과를 소화하는 가운데 장기 구간을 중심으로 경계감이 높은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재정정책 스탠스가 종전의 '긴축'에서 '확장'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적자국채 물량 증가 가능성에 따른 부담이 점차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이 대통령이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추진을 언제쯤, 어느 정도의 규모로 현실화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선거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최소 35조원 이상의 추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추경 재원 조달과 관련해서는 국채 발행도 고려해야 하지만 기존 예산을 조정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언급한 바도 있어 구체적인 계획이 어느 방향으로 향할지는 미지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과 동시에 대통령 업무를 시작하게 되는데, 앞서 첫 업무 지시로 경제상황 점검을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어서, 추경 등 확장 재정과 관련된 발언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지난주 5월 경제전망에서 한국은행이 지금 시점에서의 2차 추경은 올해 경제 성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크게 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보니, 새 정부에서 어떻게 판단할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2차 추경에 대한 전망이 시장에 크게 엇갈려왔기 때문에 얼마나 시장에 선반영되어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앞으로 2차 추경이 현실화하고 시기 및 규모가 뚜렷해지는 과정에서 시장이 단기적으로는 흔들릴 수밖에 없을 듯하다.
10조원대의 필수 추경이 발표됐던 지난 3월 말 이후 시장은 장기 구간을 위주로 강해지지 못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추가 추경에 대한 경계감이 큰틀에서 작용한 데다, 글로벌 장기 금리 급등 흐름의 영향도 일부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 간 금리 스프레드(민평 기준)가 최근 꾸준히 확대되면서 50bp 수준에 가까이 가고 있다.
마침 이날 오전 중 수급에 예민한 국고채 30년물 입찰이 5조6천억원 규모로 진행되는데, 입찰 결과에 따라 장기 구간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입찰 이후 오후 시장 흐름에 시장의 주목도가 높을 듯하다.
당장은 대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시장이 이를 '재료 소화'로 인식하고, 입찰 이후 오후부터는 강세를 시도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글로벌 금리 흐름과 외국인의 움직임이 중요할 듯하다.
간밤 미 국채 금리는 이번주 후반 미국의 5월 비농업 고용 지표를 앞두고 발표된 4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가 시장의 예상과 반대되는 결과가 나온 것에 영향을 받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4월 구인 건수는 739만1천건으로, 전달대비 19만1천건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710만건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점쳤으나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다. 3월 수치는 종전 719만2천건에서 720만건으로 상향 수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대화 기대감도 여전히 이어졌다. 백악관이 양국 정상 간의 대화가 조만간 있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아울러 간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예고한 대로 외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이는 4일(현지시간)부터 발효된다.
관세 불확실성이 다시금 불거진 상황에서, 주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에 대한 우려를 거듭 드러냈다.
이번주 초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과 여전히 궤를 달리했다.
오스탄 굴스비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결국 미국 경제를 스태그플레이션 같은 상황으로 몰아갈 수 있다며 연준은 그런 상황에서 정해진 대응 지침이 없다고 말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최근 미국 물가상승률이 둔화했으나 관세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 거래일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1.6bp 오른 3.9550%, 10년물 금리는 1.2bp 오른 4.4550%로 나타났다. 대선 선거일 휴장 기간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5.3bp, 10년물 금리는 5.1bp 올랐다.
이날 개장 전 5월 소비자물가동향이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2%대 초반의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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