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5일 서울채권시장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에 따른 불안 심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장기 구간 위주로 되돌림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전일 시장이 큰 폭의 약세를 보인 만큼, 적정 레벨을 탐색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6일 현충일 휴장을 앞둔 만큼, 적극적인 포지션 플레이를 하기에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전일에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과 국고채 30년물 입찰이 겹치면서, 수급 요인에 의해 시장이 극심한 불안감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시장이 경계하는 온라인카지노 가입 관련 발언을 또 내놨다.
이 대통령은 첫 내각 인선 발표 브리핑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장은 바로 시행할 수 있는 경제 회생 정책이 필요하고, 그중 가장 핵심은 온라인카지노 가입 편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후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추경을 위한 재정 여력과 추경이 가져올 즉각적인 경기부양 효과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적극적인 경기·민생 진작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지난주 이 대통령이 최소 35조원이라는 온라인카지노 가입 규모를 이미 거론한 바 있어, 시장에서는 35조원 '플러스 알파'까지도 차츰차츰 반영하려는 분위기다.
온라인카지노 가입 규모가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점차 뚜렷해지면서, 시장이 예상보다도 더 '숏(매도)' 분위기에 휩싸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2차 온라인카지노 가입 규모가 기본적으로는 최소 35조원 이상일 것이고, 40조원을 넘길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실 정책실장으로 거론되는 더불어민주당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은 전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새로운 추경은 20조원을 기준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온라인카지노 가입 총액 35조원을 그간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장해왔다"며 "그런데 지난번 온라인카지노 가입에서 14조원 규모의 온라인카지노 가입이 이뤄졌기 때문에, 그 차이인 20조원을 기준으로 해서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조원 정도라면 시장의 우려보다는 크게 축소되면서, 대체로 예상 범위 내의 규모인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카지노 가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전일 시장에서는 장기 구간의 약세가 크게 막히지 않고 고스란히 밀리는 흐름이 나타났다.
특히 입찰 직후 국고채 30년물 지표물 금리는 장내에서 2.810%까지 치솟으면서, 지난해 말 레벨로 되돌아갔다.
국고채 10년물 및 3년물 간 금리 스프레드(민평금리 기준)는 전일 기준 48bp까지 벌어졌다.
온라인카지노 가입에 대한 경계뿐 아니라 최근의 글로벌 장기금리 급등 흐름까지 뒤늦게 동조화하는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간밤 미 국채 시장은 이번주 후반 미국의 5월 비농업고용 지표 발표를 이틀 앞두고 공개된 ADP 민간고용이 시장 예상을 대폭 밑돌자, 급격하게 강세 분위기를 띠었다.
5월 비농업고용 지표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직전 마지막으로 확인할 수 있는 주요 고용지표이다보니, 시장의 주목도가 높은 상황이다.
ADP에 따르면 미국의 5월 민간고용은 전달보다 3만7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예상치(11만5천명)를 대폭 밑돈 것으로, 지난 2023년 3월(-5만3천명) 이후 최저치다.
서비스업 업황 지표도 1년여만에 경기 위축을 가리키면서 힘을 더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5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9로 전달대비 1.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치 52에 못 미쳤을 뿐 아니라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 '50'을 지난 2024년 6월 이후 약 1년 만에 처음으로 밑돌았다.
다만 하위지수 중 물가 압력을 보여주는 물가지수는 68.7로 전달대비 3.6포인트 상승했다. 2022년 11월 이후 2년 6개월 만의 최고치다.
업황은 둔화 흐름인데 물가 압력은 높게 나타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을 뚜렷하게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미 국채 금리는 일제히 내리막을 탔다.
전 거래일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8.6bp 내린 3.8690%, 10년물 금리는 9.8bp 내린 4.3570%를 나타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말 외환보유액은 4천46억달러로, 전월 대비 7천만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개월 연속 4천100억달러를 밑돌면서 5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줄었다.
개장 전 한은은 2024년 국민계정(잠정) 및 2025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발표한다.
지난 4월 말에 공개됐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전기대비 마이너스(-) 0.2%로 집계된 바 있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은 6월 금리 결정 회의를 진행한다. 시장에서는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jhson1@yna.co.kr
(끝)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