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검찰 출신인 금융감독원장이 떠나자 변호사 출신이 왔다. 그것도 대통령 최측근 법조인 출신이 연거푸 자리를 꿰차면서 금융권은 확실히 달라진 금감원의 위상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대통령과 소주잔을 부딪치고 노래도 부르고, 큰돈을 빌려주는 사이 정도 돼야 금감원장 후보에 오르지 않겠느냐는 농담 아닌 농담도 나온다.

경제·금융 관료, 교수 출신이 오던 자리에 법조인이 발탁된 건 윤석열 정부에서부터다. 이복현 전 원장은 윤 전 대통령이 검사 시절 함께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과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수사했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검 수사팀에 파견돼 삼성그룹 승계 문제를 수사했다. 1972년생 최연소 금감원장으로 젊은 피를 앞세워 취임 첫날부터 퇴임 직전까지 금융권을 휘젓고 다닌 '저승자사'로 남았다.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채권시장 경색, 부동산 PF 부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건, 홍콩 H지수 ELS 손실 등 굵직한 사건마다 이 전 원장이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했다.

지난 정권에서 금감원의 영향력을 확인했던 만큼 이재명 정부에서 금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심 1순위였다. 정책 적용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금감원에 더 힘을 실을 것이란 분석과 함께 이 원장보다 더 센 인물이 올 수 있단 얘기도 흘러나왔다. 그 어느 때보다 국회의원 후보군이 많이 거론된 이유기도 하다. 막말로 카지노사이트 추천회사들의 군기반장 역할에다 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자리다 보니 장관급 자리보다 더 선호할 법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원픽'은 이찬진 변호사였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이 변호사는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노동법학회에서 함께 활동한 인연이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부회장을 지냈고, 이 대통령의 대북송금 의혹 사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 각종 사법리스크 대응 과정에서 변호를 맡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2019년 공직자 재산신고를 하면서 이 원장으로부터 집을 담보로 5억원을 빌리기도 했다. 당시 근저당권을 집값의 140%인 7억원으로 잡았다. 가족이라도 이처럼 큰돈을 빌리고 빌려주기 힘들 텐데 그만큼 '절친'을 증명하는 일이다.

이 원장이 전임 이복현 원장보다는 비교적 온건한 성향이라지만 대통령과 가까운 실세라는 점, 카지노사이트 추천경력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놓고 벌써 공정성·접합성에 말들이 나오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조원철 법제처장, 오광수 전 민정수석 등 새 정부에서 유독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와 변호인단이 요직에 임명되고 있는 것과 얽혀 부담스러운 자리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금감원장의 역할이다. 금감원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 금감원은 카지노사이트 추천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카지노사이트 추천위원회의 산하 기관이다. 금감원장은 카지노사이트 추천위원장의 지휘 아래에서 감독 실무를 책임지는 자리다. 카지노사이트 추천감독의 본질은 공정한 시장 질서 유지와 안정화에 있다.

전 정부에서 금감원장이 유독 논란이 됐던 이유도 바로 정치적인 배경을 무기로 한 '월권'이었다. 물론 실세 원장 앞에서 스스로 몸을 낮추고 눈치를 보는 측면도 없지 않았으나 감독이 아닌 정책과 관련한 언급은 시장의 혼란을 초래했고, 신뢰도를 깎아 먹었다. 민간 카지노사이트 추천사 최고경영자(CEO) 임기에 부적절하게 관여하거나 가계대출 규제, 공매도 재개 여부 등을 놓고 카지노사이트 추천위와 엇박자를 냈다. 이 전 원장은 임기 동안 기자 간담회, 백브리핑을 100차례 가까이 진행했다. 말을 많이 하면 그만큼 실수도 잦아지기 마련이다.

이찬진 원장은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지난 14일 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괴물이 왔나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의외로 과격한 사람은 전혀 아니다"며 "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할 만한 어떠한 액션도 당장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아마도 이 전 원장 시절을 의식해서였을 것이다.

누가 금감원장으로 오든 맡은 역할을 제대로만 한다면 출신은 상관없다. 이 원장은 1964년생 이 대통령과 동갑이다. 이 전 원장처럼 '젊은 패기가 지나쳐 있을 수 있는 해프닝'을 만들어 낼 나이는 아니란 말이다. 3년 뒤 마땅한 자리에 어울리는 인사였다는 평가를 받길 바란다. (금융부 이현정 기자)

취임식 입장하는 이찬진 신임 금감원장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 입장하고 있다. 2025.8.14 hwayoung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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