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한미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숙청(Purge)' 메시지가 나왔던 상황을 떠올리며 "비상사태였다"고 회고했다.

강 비서실장은 28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수지 와일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과의 면담 과정을 통해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오해를 풀어달라고 요청한 일화를 전했다.

'얼음 아가씨(ice maiden)'로 불리는 와일스 비서실장은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최측근 인사다.

미국 정계에서조차 와일스 비서실장과 대면하는 일은 좀처럼 쉽지 않다고 한다.

강 비서실장은 "(와일스와) 만나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었다"며 "(만날수 있도록) 우리 안보실이 주도했다. 내가 비결이 있을만한 사람이 아니다"며 핫라인이 구축될 수 있었던 공을 안보라인에 넘겼다.

한미 비서실장 간 핫라인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시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었다.

강 비서실장은 "첫 번째 통상협상으로 하고 실제로 느낀 것은 미국 내 정책 결정권자와 다양한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게 내 판단이었다"며 "비서실장이 판단하고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 있지 않다. 발제는 내 몫이었지만, 대통령께서 판단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 유수한 기업 중 미국 내 네트워크와 영향력이 있으신 분들을 많이 만나서 도와달라고 했다"며 "생각보다 백악관으로 직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다른 방식으로라도 찾아내야한다는 인식이 있었고 그런 상황에 대해 대통령께 보고드리자 추진해보라 해서 외교안보라인 실무자들이 나서줬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비서실장과 구축한 핫라인은 한미정상회담 시작 3시간 전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메시지를 진화하는 데 주효했다.

강 비서실장은 "그날 9시 20분(현지시간)에 글이 올라왔고 면담은 10시 30분이었다. 대통령 면담까지는 그로부터 2시간 30분 뒤"라고 떠올리며 "비서실장을 처음 만나 인사를 간단히 하고 트루스쇼셜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강 비서실장은 "이후 (협상 과정에서) 뭐가 답답하고 어려운지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며 "나오면서는 다시 한번 더 오해를 대통령에게 보고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와일스가) 40분 대화할 때 한 번도 웃지 않았지만 대화가 끝나고 짧은 영어로 고맙다고 이야기하자 그때 한번 웃더라"라며 "본인도 역할을 했다는 취지로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강 비서실장은 와일스 비서실장과 구축한 핫라인이 앞으로 뉴노멀 시대의 계속되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정무라인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강 비서실장은 "보통 핫라인은 다른 라인의 연락이 안 될 때 쓰는 것인데, 지금은 연락이 잘되지 않느냐"며 "보조적인 역할로 비서실도 소통하기로 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악수하는 한·미 정상
(워싱턴=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25.8.26 xy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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